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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와의 재회, 새로운 기회 획득'. 김승대의 의욕 게이지는 100%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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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다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잠시 움츠러들었던 '라인 브레이커'의 투지가 다시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조금씩 식어가던 열정이 과거의 좋은 기억을 만나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자신에게 축구의 재미를 처음으로 심어줬던 은사와의 재회가 김승대(29)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었다. 거제의 바닷바람과 햇살을 받으며 김승대는 서서히 '라인 브레이커'의 위력을 되찾아가는 중이다.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병수볼' 돌풍을 일으켰던 강원FC는 지난 2일부터 경상남도 거제시에서 제2차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태국에서 1차 훈련(1월6일~27일)을 마친 뒤 원래는 중국에서 2차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감염증 사태로 인해 훈련지를 재빨리 변경했다. 다행히 거제 지역은 신종 코로나 여파도 없고, 기온도 비교적 따뜻해 훈련에 적합한 편이다. 무엇보다 다른 팀보다 일찌감치 입지를 선점한 덕분에 숙소나 훈련 장소를 잡는 과정에서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덕분에 강원은 매우 긍정적인 기류 속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2차 훈련에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한 김승대가 합류했다. 덕분에 김병수 감독을 비롯한 팀 구성원 모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물론 김승대 본인도 새로운 팀에서 의욕을 새롭게 불태우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축구의 진미'를 가르쳐 준 은사, 김병수 감독과의 재회 덕분에 선수 스스로도 새로운 변화와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었다.

5일 거제 종합운동장에서 만난 김승대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기대감' '좋은 추억' 등이었다. 그는 "감독님과 워낙 잘 아는 사이라 심적으로 지금 무척 편하다. 훈련 때의 모습은 예전과 다름없다. 덕분에 나도 재미있고 팀 훈련 분위기도 좋아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좋은 동료들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강원에서의 훈련 분위기를 전했다.

김승대는 영남대 시절 김 감독에게 축구를 배웠다. 그런 가르침을 바탕으로 프로 무대에서도 승승장구했다. 2013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해 이듬해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며 스타플레이어로 입지를 굳혔다. 날카로운 돌파 덕분에 '라인브레이커'라는 명예로운 별명도 얻었다. 이런 활약 덕분에 지난해 후반 우승을 노리던 전북 현대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우승 스페셜리스트' 역할이 기대됐다.

하지만 전북에서는 의외로 활약이 적었다. 이미 굳건한 스쿼드에서 할 역할이 많지 않았다. 결국 김승대는 시즌 후 '뛸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다시 강원으로 소속을 옮겼다. 임대형식이었다. 김승대는 이에 대해 "전북이 강팀이다보니 기존의 패턴이 확고했다. 그리고 원래 이적 직후에 적응이 쉽지 않기도 하다. 내가 잘 적응하지 못한 탓도 있었다. 그래서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시즌 후 여러 팀을 놓고 고민하다가 강원으로 정했다. 김 감독님과 다시 재미있는 축구를 하면서 나 스스로 발전하고 싶었다"며 이적의 동기를 밝혔다.

대학시절 이후 오랜만에 다시 만난 김 감독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김승대는 "생각하는 축구를 강조하시는 것이나, 선수들을 자상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은 예전과 그대로다. 대학 시절에는 좋은 추억밖에 없었다. 강원에서도 앞으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현재 김승대는 부상에서 막 회복해 조심스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단계다.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갈비뼈 골절상을 입었는데 지금은 뼈가 다 붙었다. 하지만 아직 격렬한 훈련은 조심스럽다. 김승대는 "부상 이후 2개월간 휴식하며 뼈는 잘 붙었다. 하지만 무리한 동작은 자제하고 있다. 그 동안 하체 위주의 훈련을 해서 근력은 잘 유지되고 있다. 이제 서서히 훈련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전술 훈련을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몸상태가 회복된 만큼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진다. 김승대는 "올해 서른이 됐다. 나이도 나이지만 새 팀에서 뭔가 나에게 정말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새롭게 배운다는 입장으로 강원을 위해 열심히 뛰어보겠다"면서 "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걸 안다. 부담감도 있지만, 좋은 감독님과 동료들이 있어 든든하다. 예전의 좋은 모습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 모습을 통해 팬들에게도 더 많은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다짐했다.

거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