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배성우(48)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출연을 결정했지만 윤여정 선생님 때문에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범죄 스릴러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 비에이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작)에서 가족의 생계를 지키는 것이 전부인 중만을 연기한 배성우. 그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소네 케이스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흔들리는 가장, 공무원, 가정이 무너진 주부 등 지극히 평범한 인간들이 절박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행하는 최악의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를 그린 작품. 영화 속 인물 모두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궁지에 몰려서 마지막으로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일 뿐, 인간의 본성은 악하지 않다는 주제 의식으로 공감을 산 것은 물론 새롭고 독특한 구성,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 스타일리시한 미장센 등으로 보는 이들의 108분을 사로잡는다. 이렇듯 2월 스크린 기대작으로 등극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지난 2일 폐막한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Special Jury Award)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입증받기도 했다.
또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충무로 올스타전'이라고 해도 손색없는 명배우들의 압도적인 열연이 관전 포인트다. 특히 사업 실패 후 야간 사우나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가장 중만으로 변신한 배성우는 가장 평범하면서도 현실적인 캐릭터를 실감 나게 그려내 눈길을 끈다. 극한의 상황에 놓인 가장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쉼표를 찍는 재미까지 선사하며 작품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배성우는 "이 작품은 내가 제일 마지막으로 캐스팅이 됐다. 처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제안받았을 때는 잘 모르겠다며 고사를 하기도 했다. 시나리오가 좋은 것은 맞고 또 내게 주어진 캐릭터도 중요하다는 걸 알았지만 감이 안 잡혔다. 김용훈 감독과 미팅도 하면서 작품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지만 아무래도 좀 더 생각해보고 결정하려고 했다. 그런데 제작부에 친한 분이 내가 출연을 고민할 때 윤여정 선생님께 내가 아들로 캐스팅됐다고 말했다고 하더라. 윤여정 선생님이 내가 아들로 캐스팅돼 너무 좋아하셨고 내게 꼭 작품을 하라고 했다고 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윤여정 선생님의 사랑 속에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웃었다.
그는 "실제로 윤여정 선생님이 정말 재미있으시다. 촬영 때도 윤여정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에 빠졌다. 또 '칸의 여왕' 전도연과 정말 절친하시다. 두 분의 관계가 정말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전도연과 호흡에 대해서는 "'집으로 가는 길'(13, 방은진 감독)에서 전도연과 같이 호흡을 맞췄다. 전도연이 나를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 '집으로 가는 길'에서 많이 만나는 신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아주 잠깐 만나는 신이 있다. 전도연의 존재만으로 반갑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했다. 촬영하면서도 메이크업, 착장 등 전도연이 연기한 연희 캐릭터와 너무 잘 어울렸다. 너무 멋있다"고 밝혔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정만식, 진경, 신현빈, 정가람, 박지환, 김준한, 허동원, 그리고 윤여정 등이 가세했고 '거룩한 계보' 연출부 출신 김용훈 감독의 첫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12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개봉을 연기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