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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포커스]KBO의 초대형 중계권 계약...구단들 적자 개선 본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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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BO가 지난 3일 지상파 3사와 새롭게 맺은 중계권 계약은 구단들의 안정적인 수입 확보와 향후 중계권 통합 판매의 기반 마련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KBO는 이를 통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총 2160억원의 중계권 수입을 올리게 됐다. 여기에는 IPTV 중계권료까지 포함됐다. 연평균 54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으로 국내 프로스포츠 중계권 계약 사상 최고 금액이라는 기록을 썼다.

이전 KBO리그 지상파 중계권 계약 규모는 5년간(2015~2019년) 1800억원, 연평균 360억원이었다. IPTV 중계권은 5년간(2016~2020년) 620억원, 연평균 124억원 규모로 따로 계약을 했다. 이 둘을 합쳐 이번에 새롭게 4년 계약을 한 것이다.

앞서 KBO는 지난해 초 통신-포털 컨소시엄과 5년간 총 1100억원, 연평균 220억원 규모의 유무선 중계방송권, 즉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상파와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통해 앞으로 4년 동안 연평균 760억원의 수입이 확보된 셈이다. 1990년대 '제로'에 가까웠던 중계권료 규모는 20년 전부터 케이블TV 및 모바일 확대와 함께 급격 성장했다.

KBO는 "기존 분리돼 있던 지상파와 케이블TV 중계방송권 계약과 IPTV 중계방송권 계약을 통합함으로써 향후 KBO리그 통합 중계 사업을 펼쳐나가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이번에 계약기간을 4년으로 한 것도 뉴미디어 중계권 5년 계약이 끝나는 2023년에 맞추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KBO 중계권 수입은 고스란히 각 구단 몫으로 돌아간다. 760억원을 10개 구단이 나눠 가지면 76억원이 된다. 지난해 이 금액은 704억원(지상파 및 IPTV 484억원, 뉴미디어 220억원)이었다. 구단 몫으로 약 70억원이 배분됐다. 구단 평균 중계권 수입이 올해 6억원 정도 늘어나게 된 것이다.

구단의 수입 창출 분야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게 바로 중계권료다. 지난해 급격한 관중 및 시청률 감소, 최근 불어닥친 경기 침체 등 KBO리그를 둘러싼 환경을 감안하면 KBO가 기대 이상의 중계권 계약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KBO와 지상파 3사가 이번 중계권 협상을 통해 상호 협력 관계를 더욱 돈독히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타 프로스포츠에서 부러워할 만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각 구단에서 이번 중계권 계약 내용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단 마케팅 관계자는 "중계권료는 구단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 1년간 KBO의 협상 과정을 이사회를 통해 전해 들었는데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면서 "향후 중계권 계약을 안정적인 규모로 지속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 구단의 지난해 총수입과 총지출은 각각 580억원, 548억원이었다. 손익계산서상 영업이익이 32억원. 그러나 총수입 중 모기업의 광고 지원금 146억원을 빼면 114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이나 다름없다. 다른 한 구단도 지난해 8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모기업 광고 지원금 195억원을 뺀 적자액은 187억원이나 됐다. 70억원의 중계권 수입마저 없다면 150억~250억원의 적자를 감당해야 하는 게 모든 구단들의 현실이다.

KBO 정운찬 총재는 올초 신년사에서 "KBO는 새해 리그 경쟁력 강화, 야구 산업화, 야구 저변 확대를 통해 한국 프로야구 통합 마케팅과 KBO.com의 기반을 다지고 보다 내실 있는 성과를 이루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중계권 계약의 파생 효과를 고려하면 구단들의 수익 개선 실마리가 조금은 풀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