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마음의 병을 달고 산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 사람들은 취미활동이나 여행, 운동 등 다양한 방법을 찾는다.
이런 가운데 컬러를 이용, 마음의 안정과 치유에 나서는 '컬러테라피'가 주목받고 있다.
컬러테라피(Color Therapy)는 '컬러'와 치유를 뜻하는 '테라피'의 합성어로, 색이 가진 에너지와 성질을 활용해 마인드 컨트롤, 스트레스 회복, 심신의 균형을 돕는 요법을 의미하며, 이 과정에 도움을 주는 이들을 '컬러테라피스트' 또는 '색채심리상담사'로 불린다.
컬러테라피스트는 과연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미래 전망성 등에 대해 현직 컬러테라피스트로부터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컬러테라피는 과학적 심리치유법"…우울할 땐 빨간색, 자존감 낮을땐 노란색이 도움
"심리 치유 매니저 또는 마음 케어 매니저라고 할 수 있다."
컬러테라피스트란 직업에 관해 이로쥬 컬러힐링센터의 임휘성 대표(PIB색채연구소 부소장)은 이처럼 정의했다.
13년째 컬러테라피스트로 활동 중인 그녀는 "색채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상담의뢰자에게 물리적·심리적 치유 환경을 제공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의뢰자가 스스로 내면의 안정과 회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컬러와 감정이 동화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파란 하늘을 보면 차분해지고 초록의 나무와 풀잎들을 접하면 긴장감을 해소해 준다거나, 반대로 붉은 일출을 보면 생동감과 함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구체적인 색의 성질을 보면 빨간색은 저체온증이나 평소 힘이 부족한 사람에게 필요한 색이다. 주황색은 입맛이 없을 때와 자극이 필요할 때 좋고, 노란색은 변비나 소화불량에 좋은 영향을 준다. 초록색은 마음의 진정과 함께 눈의 피로감을 덜어주는데 도움이 되며, 파란색은 신체를 이완시키고 차분하게 가라앉혀 불면증에 좋다. 또한 보라색은 우울증이나 슬플 때 위로할 수 있는 치유의 에너지를 갖고 있고 분홍색은 사랑이 필요하거나 베풀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컬러다.
이밖에 흰색은 스트레스로부터 오는 답답함을 느낄 때, 상실이나 허망함을 느낄 때 찾는 컬러이며 검은색은 숨고 싶거나 안정감을 찾고 싶을 때 찾는 색이다.
이를 이용한 컬러테라피의 과정을 보면 상담의뢰자에게 여러 컬러를 보여주고 3~4가지의 컬러를 선택하게 한다. 이때 끌리는 컬러는 의뢰자의 현재 심리 상태를 의미하며, 대화를 통해 갖고 있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된다. 이어 보완할 수 있는 컬러를 제시하고 설명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예를들면 빨간색을 선택할 경우 산만하거나 과도한 열정을 의미하는데, 이럴 때 푸르고 차가운 컬러를 제시해 곁에 두거나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다.
반대로 우울한 기분이 지속될 때에는 선명한 빨간색이나 주황색으로 활력 에너지를 주거나, 자연의 초록색이나 연두색으로 안정감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스스로 자존감이 낮다고 느낄 때에는 자아를 밝혀주는 빛을 의미하는 노란색을 제안하게 된다.
이런 컬러테라피는 점이나 미신이 아닌 과학적으로 증명된 심리치유 요법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미국 등 여러 나라 의학자들은 컬러를 통한 다양한 심리치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그 효과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고 있으며, 의료계 역시 새로운 대체·보완 의학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색채 감각과 언어력 있다면 도전해볼만…나이제한 없는 점이 큰 장점
컬러테라피스트의 직업적 매력으로는 자유로움과 나이 제한 등이 없다는 점이다. 상담의뢰자의 지친 마음을 치유할 때 오는 보람감도 꼽을 수 있다.
이에대해 임 대표는 "(컬러테라피스트는) 일과 사적인 생활의 경계가 없다. 치유에 관한 일이기 때문에 나 자신의 삶에서 끊임없는 발견과 회복이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라며 "심리학자의 삶이 곧 이론이라는 말과 같이, 치유를 내 삶에서 일으킬 때 진정한 직업적 철학이 생겨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녀는 "색채는 눈에 드러나는 시각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삶에서 보이는 다채로운 색을 경험할 수 있다. 어떤 장소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우리 눈에 보이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색채를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세심한 감각과 관찰력이 스스로 길러진다"면서 "정년이 없다는 점도 큰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늘 무채색만 고집하던 사람이 상담 후에 마침내 자신의 색깔을 찾았을 때, 도움을 줬다는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임 대표는 "(이런 인연이 이어져) 외국에 살면서 한국에 올 때 마다 센터에 방문하는 분이 있으며, 1년 이상 자신의 마음 케어를 위해 꾸준히 정기상담을 받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컬러테라피스트들의 수입은 규모 및 업무 형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상담만 진행할 경우 건당 약 7만원이지만 전문가 과정의 수업을 진행할 땐 1인당 약 30만~100만원을 받는다.
또한 외부 출강시에는 시간당 대략 25만원 정도의 강의료 수입을 기대하기도 한다.
업계에 따르면 1인 기업을 운영하는 일부 컬러테라피스트는 연간 억대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색채 구분 감각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갖췄다면 컬러테라피스트에 도전해 볼만 하다.
임 대표는 "기본적으로 색채를 구별할 줄 아는 감각과 직관적인 사고력,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력이 필수요소"라며 "색채감각을 증명하는 컬러리스트 국가자격증이나 민간자격증에 대한 공부가 도움이 되고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심리학이나 상담학을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감정 코칭법이나 마음·심리에 관한 이해가 없다면 타인에게 상처나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임 대표는 설명했다.
자격증 취득은 필수가 아니지만 직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국가자격증으로는 컬러리스트 자격증이 있으며 최근 유사한 민간 등록 자격증이 늘어나는 추세다.
임 대표의 이로쥬 컬러힐링센터에서도 컬러테라피 전문가 교육과정을 개설해 컬러테라피스트를 양성하고 있다.
또한 PIB색채연구소의 '컬러인포스 시스템'에서는 실습과정의 코칭 상담법도 배울 수 있다.
이밖에 색채와 관련한 기본지식이 부족하거나 실무가 어려운 사람들은 '감성색채전문가 2급' 교육을 받으면 도움이 된다.
컬러테라피스트들은 주로 취업보다는 창업이나 프리랜서로 활동하게 된다. 또는 관련 분야 강의나 교육쪽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컬러테라피스트의 전망에 대해 임 대표는 "현대사회에 들어설수록 스트레스와 심리적 갈등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고, 현대인들은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다"면서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심리·감성·정신에 관한 직업은 점점 늘어날 것이기에 컬러테라피 분야도 그 길에 맞춰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컬러테라피스트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임 대표는 "다양한 교육기관과 강사들을 직접 만나 경험해본 후 결정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