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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대파열의심' 최준용 충격적 부상, SK-대표팀 모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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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진짜 위기가 찾아왔다."

서울 SK 문경은 감독이 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주 KCC전을 마친 뒤 처음 한 말이다. 침통한 표정으로 힘겹게 말했다. 엄살이 아닌 실제상황. 이는 경기 중 발생한 최준용의 부상 때문이다. 이날 최준용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활기차게 코트를 누비고 있었다. 2쿼터까지 17분58초를 소화하며 3점슛 2개 포함, 8득점 5리바운드 1어시스트, 3블록슛으로 팀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2쿼터 종료 직전, 속공을 위해 상대 코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크게 다치고 말았다. 순간적인 비극이었다. 앞에서 수비하던 KCC 유현준을 피해 돌파하려다 충돌이 일어났고, 최준용이 빙글 돌며 코트에 넘어졌다. 그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영상을 보면 최준용이 회전하며 넘어지는 과정에서 왼 다리로 버텼는데, 무릎 바깥쪽으로 충격이 전해진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최준용은 들것에 실려 나갔고, 그 길로 서울로 후송됐다. 이미 부상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파악하고 팀 차원에서 빨리 서울로 보내 정밀 진단을 받게 한 것. SK 관계자는 3일 오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일단 응급으로 부상부위 촬영을 진행했다. 정확한 진단은 오전에 구단 전담의가 살펴본 뒤에 나올 예정"이라면서 "하지만 상태가 꽤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매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SK 구단 관계자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최준용의 부상 장면을 지켜본 많은 농구인들도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부상의 정황이나 이후 최준용의 반응, 그리고 SK 트레이닝 파트의 초기 진단 등을 종합하면 치료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조심스레 시즌 아웃을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 문 감독이 "진짜 위기"라는 말을 한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준용은 SK의 핵심 전력이다. 큰 키와 빠른 스피드에 한층 정확해진 외곽포로 무장해 SK의 공격을 이끌어왔다. 가뜩이나 상위권 순위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마당에 최준용의 부상 이탈은 SK로서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당장 최준용이 빠진다면,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 옵션 등을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문 감독의 머리 속이 복잡해질 듯 하다.

더불어 최준용의 부상은 SK 뿐만 아니라 한국 농구 전체로도 큰 손실이다. 최준용은 지난달 22일 대한민국농구협회가 발표한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2021 예선에 출전할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최종 12인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이번 대회가 17일부터 25일까지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열리기 때문에 14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소집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최준용의 부상으로 대표팀 명단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는 최준용의 역할을 대체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최준용의 공백을 과연 어떻게 메울 지 농구협회의 고민도 깊어질 듯 하다.

전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