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시즌 중 트레이드는 보통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한 팀 위주로 성사된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단행된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 간 2대2 트레이드는 해석이 조금 달랐다. IBK기업은행이 이득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GS칼텍스가 내준 김현정과 박민지는 주전급이고, IBK기업은행이 내준 문지윤과 김해빈은 둘 다 2년차 신인급들로 GS칼텍스에 당장 도움이 될 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GS칼텍스는 트레이드 이후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 선두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2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트레이드 맞상대인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의 완승을 거두며 4연승했다. 문지윤이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해 여기저기서 관심이 모아졌다.
1세트부터 선발출전한 문지윤은 3세트를 모두 뛰며 4개의 블로킹을 포함해 10득점을 올렸다. 특히 3세트에서는 연속 득점과 블로킹 2개를 성공하며 승기를 완전히 빼앗아왔다. 지난 시즌 프로 데뷔 이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블로킹 및 득점이었다.
2018~2019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IBK에 입단한 문지윤이 주목을 받은 건 이날 경기가 처음이다. 트레이드 후 더욱 의욕을 불태운 문지윤과 그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본 차상현 감독의 용병술이 함께 맞아 떨어진 것이다.
경기 후 차 감독은 "다른 경기보다 좀더 집중해서 하는 게 보였다. 처음 왔을 때 적응도 그랬고 몸상태도 좋지 않았는데 며칠 전부터 몸이 괜찮아 보여 이 정도면 충분히 기용해도 괜찮겠다고 판단했다"며 "다행이면서도 뭔가 플랜 하나가 생겨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문지윤은 라이트와 센터를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차 감독은 문지윤이 라이트에 서면 같은 포지션인 외국인 선수 러츠가 센터를 보는 방식을 선보였다. 차 감독은 이에 대해 "문지윤이 센터로 가게 된 건 계획돼 있던 거고 연습하던 상황이었다. 러츠가 센터가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소화하니까 가능한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문지윤의 출전 시간은 앞으로도 풀타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 감독은 "수요일(5일)에 (기업은행과)또 붙어야 하는데 최대한 이날 밸런스를 맞춰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승리로 GS칼텍스(39점)는 부동의 선두 현대건설(43점)을 4점차로 추격했다. 4라운드를 마친 GS칼텍스는 현대건설과의 남은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면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직행 확률이 높아진다. 이번 시즌 4라운드까지 맞대결에서는 2승2패로 호각세다. 문지윤의 활약으로 탄력을 받은 GS칼텍스의 5라운드 행보에도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문지윤은 "앞으로도 나가게 된다면 욕심 부리지 않고 자신있게 안 떨려고 하면 될 것 같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