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KBO리그에 더이상 온정주의는 없다. 2020 자유계약(FA) 시장에선 합리적인 계약이 대세를 이뤘고, 팀의 '얼굴'은 스프링캠프 현지에서 연봉 협상을 이어가던 관행도 깨졌다.
2020 FA는 이제 롯데 자이언츠의 손승락, 고효준 두 명만 남았다. 지난 18일 NC 다이노스 김태군이 올해 연봉보다도 삭감된 금액에 합의했고, 김태균도 설연휴를 앞두고 한화와 계약을 체결했다. 막판까지 진통을 겪던 오주원을 위해 비행기표를 사놓은 키움의 정성도 보답받았다. 오주원은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둔 지난 28일 구단의 최초 제의보다 낮아진 2년 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반면 손승락과 고효준의 상황은 첩첩산중이다. 올해 각각 38세, 37세가 된 손승락과 고효준의 영입을 원하는 팀은 없었고, 칼자루는 롯데 구단이 쥐었다. 롯데 측은 두 선수 모두에게 1년 계약, 기대에 못미치는 총액을 최종적으로 제시했고, 선수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롯데 선수단은 지난 30일 손승락과 고효준 없이 호주로 약 한달 예정의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롯데 측은 계약이 체결되는 대로 손승락과 고효준의 합류를 도울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미 최종 제안을 거절했던 만큼, 향후 팀에 복귀하더라도 더 낮아진 금액을 받아들 가능성도 있다.
구자욱(27)와 이학주(30)도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봉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활동기간 시작(2월 1일) 전 극적인 타협은 없었다. 간판 스타의 연봉 협상이 길어지는 일은 과거에도 적지 않았다. 그래도 한 시즌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스프링캠프에 선수를 동반함으로써 예우해주곤 했다.
하지만 삼성은 구자욱과 이학주 없이 전지훈련을 떠나는 쪽을 택했다. 지난해 연봉 3억원을 받은 구자욱은 삭감, 신인 연봉(2700만원)을 받은 이학주는 상승이 예정되어있다. 하지만 그 폭을 두고 양 측의 입장 차이가 적지 않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