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범죄 영화 '남산의 부장들'(우민호 감독, 하이브미디어코프·젬스톤픽처스 제작)이 뜨거운 입소문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그 이유 중 하나로 웰메이드 영화를 담당해온 실력파 스태프들의 내공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개봉 후 단 한번도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고 흥행몰이 중인 '남산의 부장들'. 그 흥행의 원동력은 무엇보다 오랜만에 만나는 웰메이드 영화라는 점이다. '남산의 부장들'이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던 데에는 무엇보다 '내부자들'(15)부터 함께해온 스태프들의 공이 컸다.
먼저 고락선 촬영감독은 '내부자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택시운전사' 등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베테랑이다. 그는 이번 '남산의 부장들'에서 그간 한국 영화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신선한 미장센을 시도했다. 영화는 초상화처럼 인물을 담아내는 극도의 클로즈업, 그리고 냉정한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플랫한 촬영으로 구성됐다.
이병헌의 떨리는 눈꺼풀까지 잡아낸 촬영은 치밀한 심리 묘사에 도움이 됐다. 또한 황금비율 구도의 화면들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관객들의 입소문을 견인하고 있는 엔딩 13분은 연극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원 씬, 원 컷으로 구성되어 몰입감을 선사한다. 한 컷, 한 컷 작품과도 같은 화면들은 고락선 촬영감독과 우민호 감독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우민호 감독과 꾸준히 작품을 함께해오고 있는 프로덕션 디자인의 조화성 미술감독은 '베테랑' '감시자들' '신세계' '내부자들' 등 범죄 영화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이다. 그는 '남산의 부장들'에서 권력자의 공간에 대한 세심한 이해와 해석을 프로덕션에 담아냈다. 영화 속 청와대, 중앙정보부, 궁정동 안가 등 100% 세트로 완성된 공간들에서는 조화성 미술감독의 캐릭터 해석이 면면이 드러난다. 1970년대 미국과 프랑스의 레트로한 무드 연출도 눈에 띈다. 색을 과하게 쓰지 않으면서도 단조롭지 않은 명품 프로덕션이 영화의 볼거리를 제공 한다.
음악감독 데뷔작품 '접속'으로 시작해 '올드보이' '신세계' '변호인' '아가씨' '택시운전사' 등 굵직한 작품들의 음악을 맡은 조영욱 음악감독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남산의 부장들'의 음악이 관객들에게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과하지 않게 영화에 스며들어 그야말로 백그라운드 뮤직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기 때문이다. 인물의 심리묘사가 중요한 영화인만큼 이에 도움을 줄 음악의 역할도 컸을 터. 우민호 감독과 세번째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조영욱 음악감독의 작업 성과는 관객들의 호평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OST 발매 문의가 쇄도할 정도로 유려하면서도 밀도있는 연주곡들은 '남산의 부장들'의 귀를 즐겁게 만드는 요소다.
영화의 만듦새를 책임진 스태프들의 공력이 느껴지는 '남산의 부장들'은 개봉 2주차에 접어들어서도 폭발적인 입소문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연초부터 최고의 화제성을 자랑하며 전 세대 관객들을 사로잡은 '남산의 부장들'은 연일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절찬 상영 중이다.
52만부 이상 판매된 김충식 작가의 동명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영화화한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등이 가세했고 '내부자들' '마약왕'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