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김남길이 연기와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말했다.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 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클로젯'(김광빈 감독·각본, ㈜영화사 월광·㈜퍼펙트스톰필름 제작). 극중 퇴마사 경훈 역을 맡은 김남길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무뢰한'(2014),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살인자의 기억법'(2016), 드라마 '상어'(2013), '열혈사제'(2019) 등 스크린과 TV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배우 김남길. 지난 해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까지 수상하며 제대로 물 오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그가 영화 '클로젯'에서 유쾌함과 진지함을 넘나드는 특유의 매력을 캐릭터를 연기하며 상승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경훈은 아내를 잃은 후 딸 이나까지 실종돼 실의의 빠진 상원(하정우)를 찾아온 의문의 남자. 스스로 퇴마사를 자처하는 그는 상원에게 집안에서 갑자기 사라진 아이가 이나만 있는 것이 아니며 아이들 실종 미스터리의 중심에는 벽장이 있음을 강조한다. 상원과 함께 벽장 속으로 사라진 이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날 김남길은 작품과 흥행을 바라보는 과거와 달라진 태도에 대해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흥행에 대한 생각은 편해졌다. 아무리 욕심을 내도 안되는 게 있는 것임을 알게 됐고 많이 내려놓은 게 됐다. 사실 내려놨다는 게 자의가 아닌 타의한 의한 것들이 사실어었다. 내리막을 가게 될때 내가 잘 내려놔야 된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연기와 작품을 향한 싶은 고민에 대한 생각도 진솔하게 전했다. "내가 좋은 시나리오는 다른 배우도 좋을 수밖에 없다. 택해지는 입장에서 내가 아닌 다른 배우가 택해지기도 한다.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 유명하고 아닌 것을 떠나서 내가 할 수 있는 롤 안에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과거에는 '왜 남들은 120점짜리 시나리오와 감독과 하는데 왜 난 하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예전에는 그런 원인을 자꾸 밖에서 찾았다. 그러다보니 반대로 스스로 자학하게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택할 때 대체 관객수과 작품성 중에 어디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건가 혼란스럽기도 했다. 나중에는 내가 매력이 없었는데 자꾸 남 탓을 하게 되는 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고민과 생각이 컸기에 지난 해 연기대상 수상이 더 의미가 있었을 것 같다"고 말하자 김남길은 "사실 대상 수상에 대한 큰 감흥은 없는 편"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작품을 해도 후보에 오르지 못하는 순간이 많아지자 도대체 왜 오르지 모르는 것인지 고민하기도 했다. 어떤 때는 작품의 작품성이 부족해서라고, 또 어떤 때는 흥행이 부족해서라고 하더라. 그 부분이 힘들었다. 막말로 '시상식 쪽으로는 오줌도 누지 말자'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과거에는 그런 것들에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생각들로 고민이 많을 때 가장 힘이 되어준 건 바로 동료들이었다. 그렇기에 '열혈사제'를 통해 상을 받을 때도 상을 받았다는 기쁨 보다는 상의 공을 함께 한 동료들에게 돌릴 수 있으니까 그게 더 좋았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클로젯'은 단편영화 '자물쇠 따는 방법', '모던 패밀리'를 연출한 김광빈 감독의 첫 번째 장편 데뷔작이다. 하정우, 김남길, 허율 등이 출연한다. 2월 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