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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남는 이별, 안드레 감독은 왜 갑자기 대구 떠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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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전지훈련까지 간 감독이 왜 갑자기 팀을 떠난다고 한 것일까.

대구FC가 갑작스럽게 팀 수장을 잃었다. K리그 새 시즌 개막이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다.

대구는 28일 '안드레 감독과 재계약을 맺지 못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 안드레 감독은 중국 쿤밍에서 선수단을 지휘하고 있기에 고개가 갸우뚱해질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구단 발표 전, 안드레 감독은 개인 SNS를 통해 팀을 떠난다는 사실을 알렸다. 안드레 감독은 SNS에 '이런 글을 쓰게 돼 마음이 너무나도 슬프다'라며 '저의 2020년 목표는 대구와 함께 하는 것이었다. 최선을 다해 대구와 함께 하기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되지 못했다. 대구 구단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선수들과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에 구단은 안드레 감독이 사퇴 의사를 철회할 의지가 없음을 확인하고 공식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언뜻 보면 안드레 감독이 팀을 떠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안드레 감독은 지난 2015년부터 대구의 코치로 인연을 맺었고, 2017년 정식 감독이 돼 화려한 업적을 이뤘다. K리그1 승격 후 2018년에는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도 경험했고, K리그1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며 상위 스플릿에 팀을 올려놨다. 특히, 유일한 K리그 선수 출신 외국인 감독으로 조광래 사장과 사제 지간을 맺었던 경험이 대구에까지 이어져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대구와의 계약이 만료됐다. 대구는 당연히 재계약을 원했다. 안드레 감독도 팀을 떠날 것이라면 아예 전지훈련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단과 함께 중국 전지훈련을 떠났고, 대구 잔류에 무게가 실렸다. 중국에서 훈련과 재계약 협상이 동시에 이뤄지는 시스템이었다. 대구 내부에서는 전지훈련까지 갔으니, 어떻게든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런데 결론은 이별이다. 대구측 관계자에 따르면 안드레 감독이 지난 시즌 종료 후 다른 구단으로부터 제시받은 조건을 얘기하며, 대구측에도 어느 정도 조건을 맞춰주기를 바라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그 구단이 어느 리그인지, 어떤 팀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돈 이외에도 다른 여러 부분에 있어 합의가 돼야 재계약이 이뤄지겠지만 결국 안드레 감독과 대구는 마지막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안드레 감독도 대구의 조건이 성에 차지 않더라도 갈 곳이 없으면, 재계약 도장을 찍었을 것이다. 더 좋은 조건을 내민쪽으로 마음을 굳혔기에 이별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비즈니스 논리가 강하게 적용된다. 돈이든, 계약 기간이든, 권한이든, 리그 환경이든, 선수단 조건이든 더 좋은 쪽으로 마음이 기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계약 기간을 채운 안드레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하든 이를 비난할 수는 없다. 다만, 대구는 다른 직위도 아닌 감독이 구단의 앞날을 뒤바꿀 수 있는 중차대한 결정을 내리고 구단과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개인 SNS를 통해 그 사실을 알린 것에 대해서는 섭섭함을 표시하고 있다.

대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중국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로 훈련을 하던 선수들이 급하게 귀국 일정을 잡는 탓에 그렇잖아도 혼란스러운데, 안드레 감독 폭탄까지 터지고 말았다. 대구 선수단은 30일 귀국해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 훈련을 이끌 새 감독을 하루 빨리 선임해야 하는 큰 숙제를 받아들게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