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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 코비' NBA 레전드 충격적 사망, 쏟아지는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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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27일 새벽(한국시각).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권 일부 국가에서 사용하는 음력으로는 2020년 새해 들어 불과 이틀 째의 날. 새해의 설렘과 희망에 가득 차 있을 시기에 전세계 스포츠계를 충격과 슬픔에 빠지게 만든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프로농구 NBA의 전설이었던 '블랙맘바' 코비 브라이언트(42)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자신의 농구 센스를 꼭 닮은 둘째 딸과 함께. 종목을 막론하고, 전세계의 스포츠 스타들과 팬들이 깊은 슬픔을 담아 애도의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비극적 참사, 딸과 함께 농구하러 가던 길

미국의 ESPN, 디 애슬레틱, TMZ스포츠 등 다수의 매체는 이날 새벽 "브라이언트가 개인 헬리콥터를 타고 가다 추락 사고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 헬리콥터는 브라이언트 개인 소유로 밝혀졌다. 이 매체는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 시 인근에서 브라이언트가 타고 가던 헬리콥터가 추락했다. 추락 직후 긴급 구조요원들이 출동했지만, 생존자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브라이언트와 그의 둘째 딸인 지아나(13), 그리고 다른 일행 등 헬리콥터에 타고 있던 총 9명이 목숨을 잃었다. 브라이언트의 아내와 다른 3명의 딸은 탑승하지 않았다.

브라이언트와 지아나, 그리고 일행이 헬리콥터에 탑승한 것은 농구를 하러 가기 위해서였다. 아버지 브라이언트의 농구 DNA를 물려받은 지아나는 WNBA 선수를 꿈꾸던 농구 유망주였다. 칼라바사스에 브라이언트가 설립한 '맘바 스포츠 아카데미'가 있다. 여기서 지아나의 농구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그래서 브라이언트와 지아나 그리고 지아나의 팀메이트 부모가 헬리콥터에 탑승했던 것. 브라이언트는 지난 2016년 은퇴 후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상한 가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빠와 딸'의 농구 경기는 천국에서 열리게 됐다. 헬리콥터가 균형을 잃으며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다 그대로 추락했다. 사고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에는 공중에서 균형을 잃은 헬리콥터가 계속 돌다가 그대로 추락하며 폭발을 일으키는 끔찍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 어떻게 손 써볼 수도 없는 끔찍한 사고였다.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다.

▶LA레이커스의 '전설'이 된 블랙 맘바

브라이언트는 마이클 조던의 뒤를 이어 NBA를 지배한 '황제'였다. 스스로 지은 '블랙 맘바(검은색 아프리카 독사)'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치명적이고 강력한 실력으로 무장한 승부사였다. 고교 졸업후 NBA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한 브라이언트는 샬럿 호네츠에 지명됐으나 곧바로 트레이드를 통해 LA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었다.

1996~1997 데뷔 시즌부터 2015~2016 은퇴 시즌까지 한 팀에서만 20시즌을 소화하며 LA레이커스의 상징이자 전설이 됐다. LA레이커스는 NBA 최초로 브라이언트가 현역시절 정확히 10년씩 달았던 8번과 24번을 모두 영구결번 처리하며 그의 위대한 업적과 뜨거운 헌신을 기렸다. 브라이언트는 현역시절 5번의 파이널 우승, 올스타 18회, 득점왕 2회, 올NBA팀 15회, 올디펜시브팀 12회 선정의 기록을 남겼다. 또한 통산 1346경기에서 3만3643점을 기록했다. 은퇴 당시에는 카림 압둘 자바, 칼 말론에 이은 NBA 최다득점 3위였는데, 비극적인 사고가 나기 불과 하루 전 르브론 제임스에게 통산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가 됐다.

▶전세계적인 충격과 애도의 물결

이러한 브라이언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현재 미국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이번 참사에 대한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너무나 황당하고 비극적인 사고였기 때문. 특히 딸과 함께 농구를 하러 가다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 더욱 큰 슬픔을 자아내고 있다.

브라이언트가 몸담았던 NBA는 이례적인 방법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열린 NBA 경기에서 모든 팀들이 시작 직후 24초간 공격을 하지 않았다. 브라이언트가 커리어 후반 10년간 썼던 등번호 24번을 기리는 '고인의 시간'이었다. 또한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매직 존슨, 르브론 제임스 등 전현직 NBA 레전드들이 브라이언트와의 인연을 언급하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아담 실버 NBA 총재도 "NBA는 코비와 그의 딸 지아나의 끔찍한 사고에 애도를 표한다. 그는 20년 동안 최고의 선수로 엄청난 업적을 쌓았다. 코비의 아내 바네사와 그의 가족들에게 위로를 보낸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애도의 물결은 미국 밖에서도 거세다. 특히 라힘 스털링, 개리 리니커, 마커스 래시포드, 가레스 베일, 모하메드 살라, 킬리언 음바페 등 유럽 축구스타들이 일제히 개인 SNS에 추모 메시지를 올렸다. 단거리 질주의 황제 우사인 볼트도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브라이언트와 담소를 나누던 사진과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개인 SNS에 게재해며 슬픔을 표시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