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본 대표팀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영하. 올해도 전망은 밝다.
두산 베어스 이영하는 몇년간 우완 선발 투수 기근에 시달리던 야구 대표팀에 등장한 희망이다. '류윤김'으로 불리던 류현진-윤석민-김광현 트리오가 대표팀을 책임지던 시절이 10년전이지만, 여전히 대표팀에는 차세대 에이스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양현종과 김광현이 쌍끌이로 나서고 있으나 둘 다 좌완 투수다. 우완 선발 요원 중에는 힘있는 젊은 투수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보여준 이영하의 활약은 희망적이었다.
시작은 3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시즌이 끝나고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이영하를 포함한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이 참가했다. 일본을 상대로 가능성을 보여준 이영하는 지난해 정규 시즌에서 개인 최다승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018시즌 불펜으로 시작해 선발로 10승에 도달한 후 첫 풀타임 선발 시즌을 보낸 선수로는 놀라운 성적이다. 팀 성적이 워낙 좋은데다 행운도 따랐지만, 분명 그의 성장세는 눈에 띄었다.
지난 대표팀에서 보여준 가능성 그리고 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선발된 이영하는 씩씩하게 투구를 펼쳤다. 특히 일본과 치른 결승전에서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냈고, 대회 전체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1.08에 불과했다. 김경문 감독은 가장 요긴한 두번째 투수 겸 필승조로 이영하를 요긴하게 기용했다. 전혀 긴장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영하는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일본 타자들이 예상보다 잘치는 것 같지 않았고 편하게 던졌다. 도쿄돔에서 던지는 것은 재미있었고, 솔직히 위압감도 크지 않았다. 자신있게 던지자는 생각 뿐이었고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여유를 보였다.
그래서 일본도 견제하고 있다. 자국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야구 종목 금메달에 사활을 거는 일본은 유력한 라이벌로 꾸준히 한국을 꼽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꾸준히 언급되는 선수가 바로 이영하다. 비록 '프리미어12'에서 일본이 우승을 했지만, 결승전에서 이영하를 공략하지 못한 찝찝함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이영하를 경계 대상으로 꼽았다.
이영하의 다음 목표도 물론 올림픽 출전이다. 올림픽 대표팀에 뽑히기 위해서는 결국 전반기 개인 성적과 활약이 중요하다. 좋은 성적을 내다보면 대표팀으로도 뽑히게 되고, 자연스럽게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된다. 이영하는 자신이 올 시즌 보완하고 싶은 점으로 제구력과 경기 후반 완급 조절을 꼽았다. 풀타임 첫 선발 시즌과 한국시리즈, 대표팀까지 숨 가쁜 시즌을 보냈지만 "체력 문제는 전혀 없다. 아픈 곳도 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