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경기.
두경민이 가세하면서, DB의 외곽은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변했다.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아졌다. 두경민을 비롯해 허 웅 김현호 김민구 등 득점력과 패싱력을 갖춘 선수들이 활발히 로테이션을 돈다.
DB 이상범 감독은 4명을 고르게 기용한다. 원칙 하나가 있다. 수비를 허술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출전시간이 줄어든다.
때문에 DB는 최근 계속 풀 코트 프레스를 펼친다. 수비 집중력을 높이고, 가드 4명의 출전에 대한 원칙을 세우기 위해서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풀코트 프레스로 상대를 1차 압박한 뒤 상대가 코트에 넘어오면 2-3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때문에 서울 삼성의 가드진이 느끼는 압박감은 상당했다. 4쿼터까지도 이 수비를 풀지 않았다.
이런 DB의 모습을 보고, 삼성 이상민 감독은 경기 전 "자비가 없는 플레이를 펼친다"고 했다.
25일 서울 SK를 잡은 삼성의 기세도 날카로웠다. 상대의 지역방어를 빠른 패싱으로 뚫었다. 천기범의 정확한 3점포, 김동욱의 미드 레인지 게임, 그리고 기습적인 미네라스의 앨리웁 덩크가 골격이었다.
3쿼터까지 DB가 앞서가면, 삼성이 끈질기게 추격하는 모양새. 단, DB는 전반전 12인 로테이션을 모두 돌린 뒤 승부처에 집중했다. 4쿼터 4분42초를 남기고 69-63, 6점 차의 DB 불안한 리드.
하지만, DB의 뒷심은 상당히 강했다. 여전한 압박으로 지친 삼성의 백코트를 공략, 잇단 실책을 이끌어냈다. 속공으로 연결했다. 여기에 경기종료 3분12초를 남기고 두경민의 속공, 미네라스가 따라오자, 재치있게 림을 이용해 오누아쿠의 앨리웁 덩크를 연결했다. 79-63,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 파죽의 9연승을 달릴 만 했다.
DB가 27일 원주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남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삼성을 88대69, 19점 차로 완파했다.
오누아쿠와 김종규의 견고한 골밑, 두경민 허 웅 김현호 김민구 등 튼실한 백코트, 여기에 윤호영 김태홍 칼렙 그린 등 튼실한 포워드진을 갖춘 DB. 이날 안양 KGC에게 패한 서울 SK를 제치고 단독 2위. 22승13패로 1위 KGC와는 0.5게임 차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