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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in 방콕] 한국-사우디 결승, 누가 올림픽 달콤함에 덜 취해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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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누가 올림픽의 달콤함에 덜 취해있느냐의 싸움.

이제 마지막이다. 똑같이 힘들고 지칠만한 시기. 김학범 감독은 '집중력'을 얘기했다.

김학범호가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2020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을 갖는다.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미 9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한국은 내친김에 대회 우승컵까지 들고 귀국하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 경기들을 앞두고 매번 경기 핵심 포인트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호주와의 4강전을 앞두고는 '체력전'이라고 했다. 정확히 짚었다. 8강전에서 연장 승부를 벌이고 온 호주는 지친 주축 선수들을 경기에 내보내지 못했다. 요르단과의 8강전을 앞두고는 '피지컬' 얘기를 꺼냈다. 다른 중동팀과는 스타일이 다른 요르단 축구 대처법을 준비했다.

김 감독이 사우디전을 앞두고 제시한 단어는 바로 집중력이다. 한국과 사우디 모두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강팀들. 여기서는 작은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이미 올림픽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양팀 모두 이뤘다. 또, 대회가 길어지며 타지 생활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점도 선수들의 집중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참가한 모든 팀들의 최우선 목표는 우승보다 올림픽 티켓이었던 게 사실이다. 그 목표를 이뤘으니, 아무래도 동기부여가 덜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경기만 끝나면 집으로, 소속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온전히 경기에 집중하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올림픽 진출 확정과 결승전 경기 준비에 대한 질문에 "그건 전혀 관련 없다. 우리는 경기만 준비한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물론 이는 사우디도 마찬가지다. 사우다 알 샤흐리 감독은 "결승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약해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4강전 후부터 한국과의 결승전만 생각했다"고 답했다. 매 경기 승리마다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고, 특히 4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올림픽 진출이 확정됐을 때는 대회가 끝난 것처럼 축하 파티를 벌인 사우디였다.

하지만 이렇게 즐기는 분위기의 팀을 더 조심할 필요도 있다. 사우디 감독과 선수는 "우리는 결승전에서 더 즐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는 정신적 압박감이 선수들의 몸을 더 굳게 만들 수 있다. 김학범호 선수들도 집중력은 유지하되,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신명나게 뛰고 나오면 아마 원하는 결과가 따라올 수 있을 것이다.

방콕(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