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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인터뷰]KT 이강철 감독 "목표는 가을야구, 많이 이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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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KT 위즈는 2019시즌 '만년 꼴찌' 멍에를 벗어내는데 성공했다.

이강철 감독 체제로 출발한 시즌 초반 추락하면서 또다시 고개를 떨구는 듯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꾸준한 동기부여와 결단력을 앞세워 팀을 다잡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KT는 창단 후 최다 연승(9연승)을 넘어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쳤다. 71승2무71패. 창단 후 최고 성적이자 첫 5할 승률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1년 전의 꿈같은 기억. 새 시즌엔 '부담'이라는 두 단어로 압축된다. 5강 싸움을 경험한 KT는 2020시즌 비원의 가을야구 진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하지만 윗물, 아랫물할 것 없이 모두가 성공을 바라보고 겨우내 준비를 한 상황에서 KT가 지난 시즌만큼의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목표는 가을야구다. 이제는 포스트시즌에 가야 한다." '2년차 징크스'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2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이 감독은 2020시즌 지향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 감독은 "6위라는 자리를 떠나 5할 승률을 달성했다. 절반의 성공이라 본다. 전임 감독들께서 5년 동안 팀을 잘 다져준 덕을 봤다. 구단에서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줬다. 고맙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을 통해 선수들도 여러모로 느낀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또한 그만큼 동기부여도 됐을 것으로 본다"며 "KT도 이제 더 이상 '신생팀'이라는 타이틀로 커버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항상 막내, 꼴찌 소리를 들어왔지만 그런 부분을 벗어내기 위해선 올해가 중요하다. 올해는 확실히 5위권 안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시작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떠난 자리에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영입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 불펜 투수 이보근, 내야수 김성훈이 합류했고, 포수 허도환도 새 식구로 맞이했다. 내부 FA 유한준과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새 시즌 준비를 마무리 했다. 지난 시즌 5강 경쟁을 펼쳤던 자원 대부분이 이 감독의 야구를 경험하면서 높아진 적응력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난 시즌 이상의 힘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물음표가 남아 있는 선발진과 1루수 자리, 불펜 운영 등이 어떻게 작용할 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 감독은 "작년 이맘땐 물음표 투성이었지만, (2019시즌을 치르며) 느낌표로 바꿀 수 있었다"며 "외국인 투수 2명과 3, 4선발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투수진은 구상이 채워진 만큼, 몸만 만들어지면 된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성적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부담감은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없지 않을 것"이라면서 "고루 기회를 부여했던 지난 시즌과 일관되게 가고 싶다. 내가 바뀌지 않는게 중요하다. 내가 급해지면 선수들이 더 빨리 안다. 스스로 자만하지 않고 팀을 위해 최선의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평정심에 초점을 맞췄다.

5강 진입을 위한 키포인트로는 초반 일정을 꼽았다. 이 감독은 "대부분의 팀들이 선수 보강에 매진했고, 변화도 많았다. 올 시즌은 춘추전국시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초반 집중력이 그래서 중요하다. 5할 승률을 유지하면서 가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5할 승률에 만족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는 "사실 현역시절부터 승수가 많은 팀에서 대부분의 야구 인생을 보냈다. 그래서 지난 시즌 (부진할 때) 많이 힘들었던게 사실"이라며 "(5할 이상 목표는) 개인적인 자존심이다. 선수들도 그런 부분을 가졌으면 한다. 많이 이기고 싶다"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기대하는 자원에 대해선 "내야의 키인 유격수 자리를 맡는 심우준, 1선발 역할을 해야 할 데스파이네를 바라보고 있다. 나머지 선수들도 지난해 만큼만 해준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숭용 단장과 함께 선수단 출국 이틀 전인 27일 먼저 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 투손으로 떠난다. 먼저 자율훈련 중인 유한준, 박경수 등의 활약을 체크하고, 이 단장과 시즌 구상을 나눌 계획이다. 이 감독은 "나 혼자 시즌을 치를 수 없다. 베테랑들과 내가 생각하는 야구, 올 시즌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눠보고 싶다. 단장님과도 여러 부분에서 소통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