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당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지난 2019년 5월. 조규성(23·안양)은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 훈련에 합류했다. 생애 첫 태극마크. 조규성은 축구를 시작한 이후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던 기억이 거의 없다. 연령별 대표팀을 경험한 적도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조규성은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김 감독을 비롯해 이민성 김은중 코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안양을 찾아 조규성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조규성은 소속팀에서 매 경기 활약을 펼쳤다. 2019년 33경기에서 14골-4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2(2부 리그)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이라는 타이틀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앞세운 조규성은 김학범호의 '단골손님'으로 이름을 올렸다.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규성은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챔피언십에서 공격 선봉장 역할을 부여받았다.
펄펄 날았다. 이란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조규성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34분 환상적인 중거리슛을 터뜨리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분위기는 계속됐다. 조규성은 요르단과의 8강전에 선발로 이름을 올렸다. 득점포를 가동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강렬한 슈팅으로 예열을 마친 조규성은 전반 15분 선제골을 폭발시켰다. 프리킥 기회를 잡은 한국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조규성의 깜짝 헤딩골로 1-0 리드를 잡았다. 요르단 선수들은 골키퍼 차징을 주장했으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반칙은 없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었다. 조규성은 전반 40분 이동준(부산)이 찔러준 공을 받아 상대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슈팅이 살짝 뜨며 아쉬움을 남겼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국은 요르단에 동점골을 내주며 주춤했다. 다행히도 한국은 경기 막판 이동경(울산)의 결승골을 앞세워 2대1 승리를 챙겼다. 이제 4강전에서 호주와 올림픽 진출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됐다. 하지만 조규성에게는 2% 찜찜함이 남는 경기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