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에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분노와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에반 롱고리아는 17일 자신의 SNS에 "'사기꾼은 결코 번영할 수 없다(cheaters never prosper)'는 격언은 어떻게 된 거냐"며 휴스턴 선수들과 관계자들을 향해 날을 세웠다.
트레버 바우어(신시내티 레즈)는 한술 더 떴다. 그는 '사인 훔치기' 스캔들을 고발하는 글을 리트윗하며 "나도 여러 사람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지지 발언을 던졌다. 그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휴스턴 팬들의 항의와 조롱에 직접 맞대응하며 "내겐 맥주가 필요 없다"고 조소하는가 하면, 반창고가 붙여진 휴스턴 셔츠 사진을 공개하며 '한정판 셔츠가 곧 출시된다"고 놀리기도 했다.
앞서 2017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에 가로막혔던 LA 다저스 선수들의 분노가 가장 크다. 코디 벨린저는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경기의 진실을 망쳐버린 행위"라며 애써 분노를 다스렸다. 알렉스 우드는 "언제 어떤 공이 오는지 아는 선수를 상대하느니 약물 복용 선수와 맞서는 게 낫다"며 강도높은 비난을 날렸다. 블레이크 스넬(탬파베이 레이스)은 벨린저의 글을 리트윗하며 "나도 100% 동의한다"는 심경을 덧붙였다.
휴스턴은 최근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 과정에서 '사인 훔치기'를 한 정황이 적발된 바 있다. 외야 카메라 및 비디오 리플레이를 활용해 상대 사인을 분석한 뒤, 이를 쓰레기통을 두드려 타자에게 정보를 전달했던 것.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휴스턴의 제프 루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게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고, 휴스턴은 두 사람을 즉각 해임했다. 이어 당시 휴스턴 출신이었던 보스턴 레드삭스의 알렉스 코라 감독, 뉴욕 메츠의 카를로스 벨트란 감독이 잇따라 경질된 상태다.
2017년 뿐 아니라 최근까지 유니폼 속에 전기 버저를 설치해 사인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2019년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십 6차전의 영웅 호세 알투베가 그 장본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알투베는 100마일(약 161km) 패스트볼 투수로 유명한 양키스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의 84마일(약 135km) 변화구를 예상한듯 통타, 끝내기 홈런을 때린 바 있다. 알투베는 에이전트를 통해 해당 논란을 즉각 부정했지만, 쉽게 진화되지 않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