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결과를 떠나서 내가 가진 능력 안에서 열심히 한 작품, 후회는 없어요."
코미디 액션 영화 '히트맨'(최원섭 감독, 베리굿스튜디오 제작)에서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전설의 암살 요원 준을 연기한 배우 권상우(44). 그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히트맨'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전직 암살 요원이 웹툰 작가가 되었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만화적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로 올해 설 극장가 겨냥해 출격한 '히트맨'. 실사와 웹툰, 애니메이션을 오가는 구성으로 색다른 비주얼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다이내믹한 액션과 코믹한 배우들의 열연을 더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보는 코미디로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다채로운 매력의 캐릭터는 코믹 액션 장르 비주얼의 새로운 장을 열며 영화적 재미와 스케일을 무한 확장했다.
'히트맨'은 권상우, 정준호, 이이경 등 마치 맞춤옷을 입은 듯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충무로 코믹킹'들의 찰떡 케미스트리 또한 압권이다. 특히 '말죽거리 잔혹사'(04, 유하 감독) '야수'(06, 김성수 감독) '신의 한 수: 귀수편'(이하 '신의 한 수2', 19, 리건 감독) 등의 거친 액션 장르는 물론 '동갑내기 과외하기'(03, 김경형 감독) '신부 수업'(04, 허인무 감독) '탐정: 더 비기닝'(이하 '탐정', 15, 김정훈 감독) '탐정: 리턴즈'(이하 '탐정2', 18, 이언희 감독) '두번할까요'(19, 박용집 감독) 등 생활밀착형 코믹 연기까지 자유자재 오가는 권상우가 이번엔 액션과 코미디를 접목한 장르로 스크린에 컴백, 자신만의 장기를 발휘한 '히트맨'으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설날 기대작으로 등극한 '히트맨'을 들고 관객을 찾은 권상우는 "설날에 개봉하게 돼 더 좋다. 우리는 우리만의 웃음과 액션이 있기 때문에 자신감도 있다. 설날에는 그래도 '히트맨'이 가족들이 볼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긴장은 되고 떨리긴 하지만 촬영하면서 내 나름대로 모든 것을 쏟아냈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 모든 배우가 마찬가지겠지만 '히트맨' 시나리오를 봤을 때 재미있어서 선택하게 된 것 같다. 이런 장르의 영화가 이렇게 풀릴 줄 몰랐다. 애니메이션이 내 취향이 아닌데도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새로운 코믹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실제로는 웹툰 장르를 잘 안 본다. 웹툰이 만화책으로 나왔을 때 보긴 했지만 웹툰을 찾아본 적이 없고 사실 어떻게 보는지도 모른다. 우리 영화에 김풍이 특별 출연을 했는데 김풍이 만화가인 줄 몰랐다. 나는 최근까지도 요리사인 줄 알았다. 처음에 김풍이 우리 영화에 나왔을 때 '요리사가 왜 우리 영화에 나오지'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는 가장인 준에게 공감을 많이 했다. 웹툰 작가로서가 아니라 가장의 시선으로 보니까 공감이 됐다. 가장으로서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걸 못 해줄 때 가장 마음이 아프지 않나? 아버지로서의 내 삶보다 내가 자식일 때 나의 부모님을 많이 대입했었다. 실제 아버지로서 나는 아들 룩희에게 굉장히 엄격하다. 엄마인 손태영이 사주면 사줬지 나는 아들이 사달라는 것에 대해는 늘 엄격하게 하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들도 내게 딱히 떼를 쓰지 않는다. 1년 중 딱 한 번, 생일 때 고민하고 고민해 잡는 선물이 1만5000원짜리 장난감이다.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사달라고 할 때 거절해와서 그런 것 같다. 물론 딸 리호는 또 다르다. 딸이 사달라는 것은 다 사주는 편이다. 딸에서 만큼은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완전 개딸바보다. 확실히 딸은 틀리다. 딸은 아빠를 가지고 노는 매력이 있다. 리호가 너무 예쁘고 매일 안아주고 뽀뽀한다. 아들이 서운해하는 게 보이지만 룩희 같은 경우는 워낙 듬직하고 오빠로서 동생도 잘챙긴다"며 자식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권상우는 지난해 '두번할까요' '신의 한 수2' 그리고 올해 '히트맨'까지 연달아 영화를 개봉하면서 느낀 흥행 부담과 욕심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솔직하게 말해서 '두번할까요'는 개봉 당시 제대로 싸움을 해보지도 못한 것 같아 굉장히 아쉬웠다. '신의 한 수2'는 내가 욕심냈던 것보다 스코어가 아쉽기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작품이 된 것 같다. '신의 한 수2'는 손익분기점도 넘고 VOD로는 1등을 했다. 지금도 TV를 틀면 내 얼굴이 하단에 계속 나오더라. '아직 죽지 않았구나' 싶다. '히트맨'은 아무래도 대중적인 코드가 더 많아 스코어가 가장 궁금한 작품이기도 하다. 결과를 떠나서 내가 가진 능력 안에서 열심히 한 작품이 '히트맨'이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재미있게 찍었고 배우들끼리 합도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앞서 악마 교관으로 준과 호흡을 맞춘 정준호는 '히트맨' 인터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권상우를 떠올리며 "후배 연기자 중에서도 훌륭한 배우가 많은데 그중 권상우를 평가하자면 배우로서 체력을 단련하고 평상시에도 술도 좋아하지만 절주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느슨하게 사는 것 같아도 본인만의 철저한 계획이 있더라. 그리고 특히나 액션에 대한 욕심이 많더라. 현장에서 모두가 만족해도 특히 액션 신 같은 경우는 본인이 마음에 들 때까지 노력하더라. 그런 지점을 힘들어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권상우의 발음 논란에 대해 "권상우를 두고 사람들은 '혀가 짧다'고 하던데 실제로 보니 혀가 길더라. 본인이 직접 내게 혀를 보여주면서 '혀가 길다'고 하더라. 다만 입안에서 혀가 제어가 안 된다며 우스갯소리를 하더라. 발음이나 딕션도 현장에서 만족할 때까지 연습했다.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잘 승화하려고 노력했다. 게다가 권상우와는 동향이다. 충청도 사람들이 말이 없는데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잘 통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선배 정준호로부터 극찬을 받은 권상우는 자신의 발음에 대해 반응도 쿨하게 넘겼다. 그는 "실제로 나는 혀가 굉장히 길고 굉장히 크다. 말을 빨리하는 습관이 있어서 그렇지 발음이 안 좋은 것은 아니다. 다른 작품에서 코믹한 신도 만들고 했지만 솔직하게 내가 발음이 안 좋은 사람이면 스트레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나름대로 연기하는 데 있어서 자신감도 있고 자존감이 있기 때문에 웃어넘길 수 있다. 작품으로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면 될 것 같다. 좋은 연기를 보여주면 이런 내 모습도 관객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평소 악플을 신경 쓰면 어떻게 사나? 악플을 다는 일부 소수의 사람은 그저 '키보드 워리워'일 뿐이다. 그런 건 별로 신경 안 쓴다. 댓글을 아예 안 보지는 않지만 악플에 대해서는 신경 안 쓰려고 한다. 무엇보다 내 인생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나"라며 털어 넘겼다.
발음도 발음이지만 스스로 액션 부심이 상당하다는 권상우는 "이번 작품에서는 액션과 코미디를 같이 연기하는 게 정말 재미있었다. 능력 없는 가장 역할도 재미있었지만 액션 연기를 하는 게 행복했다. 액션 신도 몸은 고되지만 현장에서 땀 흘리며 촬영할 때 열심히 일하는 느낌을 받는다. 나이를 먹지만 액션을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해 나만이 할 수 있는 분야인 것 같아서 자존감도 많이 느낀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인 액션에 자부심이 강하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주먹 쓰는 것이나 습득력이 빠르다. 점프력도 좋고 액션 센스는 타고난 것 같다. 아직 내 성에 100% 차는 액션 작품을 만나지는 못한 것 같다. 이런 내 욕심을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 그래서 지금도 열심히 체력을 키우는 것도 있다. 액션은 권상우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능력이 되는 한 이런 장점을 쭉 가져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히트맨'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전설의 암살 요원이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술김에 그려 버리면서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깃이 돼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권상우, 정준호, 이이경, 이지원 등이 가세했고 '내 사랑 내 곁에' 각색 및 스크립터 출신 최원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