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사인 훔치기'가 사실로 확인돼 중징계를 받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여전히 전문가들부터 우승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2017년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상대의 사인을 훔쳐 더그아웃을 거쳐 타자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은 휴스턴 구단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러프 루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 대해 1년 자격 정지 등 사상 초유의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휴스턴 짐 크레인 구단주는 이와 별도로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단장과 감독을 해고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 때문에 휴스턴이 올시즌 레이스가 불안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팀 자체 전력은 흔들림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스포츠베팅 업체들은 휴스턴을 '톱3' 전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에 본사를 둔 스포츠베팅업체 시저스 스포츠북은 15일 30개 구단의 올 정규시즌 예상 승수와 배당률을 공개하면서 휴스턴을 승수 부문서는 전체 3위, 배당률서는 2위에 올려놓았다. 시저스 스포츠북은 휴스턴이 올해 뉴욕 양키스(101승), 다저스(99승)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97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월드시리즈 우승 배당률을 1대6으로 측정해 양키스 다음으로 평가했다.
앞서 MLB.com은 지난 8일 새해 첫 파워랭킹을 매기면서 휴스턴을 3위에 올려놓았고, 세계 최대의 스포츠도박 전문업체인 웨스트게이트의 슈퍼북은 휴스턴의 우승 배당률을 1대7로 관측하며 양키스, 다저스에 이어 역시 3위로 예상했다. 사인 훔치기 충격에도 불구, 휴스턴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다는 이야기다.
시저스 스포츠북의 제프 데이비스 트레이딩 디렉터는 이날 ESPN과의 인터뷰에서 "특이한 겨울을 감안해 0.5승을 뺀 것이다. 사인 훔치기의 영향에 너무 몰입해 판세를 읽을 필요는 없다"면서 "오히려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일에 과도하게 반응하기보다는 현재의 훌륭한 로스터를 고려해 베팅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휴스턴은 명장 반열에 올랐던 힌치 감독 뿐만 아니라 에이스 케릿 콜이 FA로 이탈해 전력이 한층 약해진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힌치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유능한 지도자다. 하지만 휴스턴 선수들은 계속해서 뛰어야 하고 여전히 훌륭한 선수단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ESPN은 '콜을 잃었지만, 휴스턴은 사이영상을 받은 저스틴 벌랜더와 MVP 투표 차점자 알렉스 브레그먼, 월드시리즈 MVP 출신의 조지 스프링어, 신인왕 요르단 알바레스가 건재하다'며 '이들이 휴스턴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4년 연속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