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클라(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여전히 불안한 수비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은 9일 태국 송클라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이동준의 극적인 결승골로 1대0으로 이겼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길 것이라 믿었던 중국을 상대로 승점 3을 더한 한국은 조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베일에 쌓였던 김 감독의 플랜A는 예상대로 4-2-3-1이었다. 스리백, 투톱 등을 다양하게 실험했던 김 감독은 두바이컵에서 가장 좋았던 4-2-3-1 카드를 꺼냈다. 조규성(안양)과 치열한 주전 대결을 펼쳤던 오세훈(상주)이 최전방에 포진했다. 누가 나올지 가장 궁금했던 2선에는 김대원(대구)-이동경(울산)-엄원상(광주)이 자리했다.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김동현(성남)과 맹성웅(안양)이 섰다. 포백은 김진야(서울)-이상민(울산)-김재우(대구)-강윤성(제주)가 이뤘다. 왼쪽 자원으로 평가받던 강윤성이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것이 이채로웠다. 골문은 송범근(전북)이 지켰다.
예상대로 한국이 중국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초반 이동경을 중심으로 2선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기회를 만들었다. 김대원은 안으로 좁히며 중앙과 유기적인 연결로 찬스를 만들었고, 엄원상은 보다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뒷공간을 노렸다. 오세훈도 적극적인 움직임과 스크린 플레이로 중국 수비를 괴롭혔다. 이동경과 오세훈이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문제는 수비였다. 공격수들의 전방 압박은 그럭저럭 됐지만, 포백이 너무 불안했다. 수비는 김학범호의 약점이었다. 대회 전 평가전부터 계속 문제로 지적당했다. 김 감독은 스리백과 고민하다, 선수들이 익숙한 포백을 메인 전형으로 택했다. 12월 훈련과 말레이시아 전훈에서 수비를 집중 점검했다. 이지솔(대전) 이재익(알라이얀) 등이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지만, 조직력으로 해결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본무대에서도 여전히 수비는 불안했다. 이상민 김재우로 이루어진 중앙 수비진은 계속된 위치 선정 미스로 어려움을 자초했다. 좌우 윙백과의 간격유지에도 실패했다. 상대가 대각선으로 들어오는 모습에서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17분 장위닝의 슈팅은 골과 다름없었다. 운이 따랐다. 돌파당하는 과정에서 김재우 이상민의 위치 선정이 좋지 않았다. 상대와의 1대1 싸움에서도 시종 밀렸고, 빌드업에서도 계속된 패스미스로 맥을 끊었다.
포백을 보호하기 위해 기용한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들도 아쉬웠다. 포백 라인과 호흡에서 문제를 노출했다. 세컨드볼을 따내지 못하고, 상대 공격에 허둥댔다. 특히 보다 수비적인 역할을 받은 맹성웅의 플레이가 다소 애매했다. 확실하게 수비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격에서 크게 기여를 한 것도 아니었다. 수비시 포백에, 더블볼란치까지 6명이 포진했지만, 중국의 역습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
후방이 불안하다보니 장점인 공격에서 힘을 받지 못했다. 좋았던 흐름이 끊기며,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에는 전방 압박까지 실종되며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포백의 플레이는 올림픽 본선을 노리는 팀이라고 보여지지 않을 정도였다. 중국 선수들이 세밀하게 플레이를 했다면 실점을 할 수도 있었다. 장위닝이 부상으로 나가는 등 운까지 따랐다. 앞으로 만날 우즈벡과 이란은 훨씬 강한 팀이다. 수비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서는 9회 연속 올림픽 진출도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