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5년 전 한화에 처음 왔을 때와는 다르다. 비록 FA 계약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성열(36)은 이미 2020 한화의 중심 타자다.
2004년 LG에서 데뷔한 이성열은 이후 두산과 넥센을 거치는 동안, 기대만큼 잠재력을 터뜨리진 못했다. 2010년 두산에서 24홈런 86타점을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하는듯 했지만, 이듬해 다시 부진에 빠졌다.
데뷔 이후 4번째 팀인 한화에서 뒤늦게 빛을 봤다. 최근 3년간 76홈런을 때려낸 한화 최고의 홈런 타자다. '공인구 반발 계수 저하'로 리그 전반적인 타격 성적이 하락한 2019년에도 홈런 21개를 기록, 호잉(18개)을 뛰어넘은 팀내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었다.
이성열은 "연말은 가족들과 함께 했다. 쉬는 중에도 웨이트, 체력 훈련 꾸준히 하면서 올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며 첫 인사를 건넸다.
'한화 대표 홈런타자'라는 말에 대해서는 "(김)태균이 형, 호잉, 또 (송)광민이 형도 있는데 어떻게 제가 '거포'라고 말할 수 있나"며 쑥스러워했다. 하지만 "한화에서 5시즌 동안 좋은 성적을 냈다. 한화의 가을야구에 홈런과 타점으로 공헌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단과 어느 정도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눴습니다. 팬분들께 좋은 소식을 빨리 알려드리고 싶네요."
이성열은 "사실상 올해가 제겐 첫 FA 아니냐. 아직 어디 가서 한화 선수라는 말도 못하고 있다"면서 "FA 계약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올시즌을 준비하고 싶다. 아마 구단도 저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1월 중 내부 FA 김태균, 이성열, 윤규진과의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성열의 첫 FA는 초라했다. 2014년 FA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당시 소속팀 넥센과 계약금 없이 2년 총액 5억원에 계약한 뒤 이듬해 4월 양훈과의 맞트레이드로 한화에 입성했다. 하지만 한화에서 보낸 5년 동안 날카로움과 힘을 겸비한 타자로 거듭났다. 자신을 향한 팬들의 뜨거운 사랑도 잘 알고 있다.
2020년은 한화 정민철 단장의 부임 첫 해이자 한용덕 감독의 3년 계약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이성열은 "저도 '베테랑'으로 불리는 나이가 됐다. 시즌을 시작하는 책임감이 무겁다"며 "작년에 못한 가을야구를 올해는 꼭 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