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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비하인드]KIA "'2+2' 제안왔으면 안치홍 잡을 수 있었다", 공정 협상 무산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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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막다른 길처럼 보였다. FA 안치홍(30)에게 관심을 가지던 팀은 일단 영입 시장에서 발을 뺀 상태였다. 그래서 이번 안치홍의 이적에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안치홍의 상호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모두 잔류 대신 계약의 소멸을 결정하는 권한) 계약, 분명 에이전트의 출구전략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에선 성행하는 계약형태지만. KBO리그에선 최초였다.

사실 프로야구 에이전트 사이에서 옵트아웃 계약은 '해도 손해'라는 말이 나돈다. KBO리그 현실이 반영된 얘기다. 구단이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할 경우 선수는 자칫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아웃 금액도 적다. 안치홍의 바이아웃은 1억원이다. 반면 NC 다이노스 출신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의 경우 최근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워싱턴 내셔널스로 둥지를 옮겼는데 1+1 옵트계약이지만, 바이아웃이 100만달러(약 11억원)로 설정돼 있다. 산업 규모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액수가 틀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수가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점점 구단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2년 뒤 또 다른 이적도 고려한다면 연봉을 낮출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안치홍도 보장 연봉은 총액 5억80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옵션(6억원)을 통해 KIA 타이거즈에서 받던 연봉 5억원을 맞추긴 하겠지만, 옵션 달성은 온전히 몸이 건강하다는 전제조건이 따라붙는다.

KIA는 "프랜차이즈 스타 안치홍을 잡지 못했다"는 팬들의 비난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안치홍 측에게 옵트아웃 계약 제안을 받지 못했다. KIA 고위 관계자는 9일 "롯데가 받아들인 '2+2' 제안을 우리도 받았다면 충분히 안치홍을 잡을 수 있었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안치홍 측과 구체적인 금액은 주고받지 않았지만 뉘앙스로 얘기했을 때는 격차가 너무 컸다. 헌데 원소속팀 우선협상 규정이 없어지면서 KIA도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협상 파트너의 한 팀일 뿐이다. 우리도 동일한 조건을 제안받았다면 안치홍을 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궁금한 점은 안치홍 측이 KIA만 빼고 타 구단에 옵트아웃 계약조건을 제시했냐는 것이다. 물론 KIA와의 의견차가 컸던 부분 때문에 전적으로 에이전트가 편 전략이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KIA도 동등한 조건을 제시받을 수 있는 협상 파트너였다. 결국 안치홍은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본심은 KIA 잔류,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에게 지도를 받고 싶어했다.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 속 KIA의 협상 태도에 문제가 있었지만, 에이전트의 공정하지 못한 전략도 아쉬움을 남겼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