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클라(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상대 역습을 우선 저지하겠다."
축구는 결정적인 골을 성공시키거나 어시스트하고, 중요한 순간 믿기지 않는 선방을 하는 선수들이 주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축구는 팀 스포츠다. 나머지 구성원들의 희생이 없으면, 팀은 이기지 못하고 스타도 탄생하지 않는다.
축구에서 가장 주목받지 못하는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다. 공격진과 수비진 사이 조율을 한다. 먼저 기본 임무가 수비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이 역할을 하는 선수가 많이 뛰지 않고 전투적으로 상대 미드필더들과 싸워주지 못하면 팀은 쉽게 위기에 처한다. 수비 뿐 아니라 공격진으로 뿌리는 날카로운 패스도 중요하다. 살림꾼 역할을 해내야 한다.
태국에서 열리는 2020 AFC U-23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김학범호에서 이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 중 한 명이 맹성웅(FC 안양)이다. 영남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안양에 입단해 K리그2 무대에서 비교적 많은 경험을 쌓았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맹성웅이 중원에서 활약하며 안양은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이 모습에 김 감독이 맹성웅을 눈여겨봤고, 결국 이번 대회 최종 엔트리 합류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는 3위팀까지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진다. 한국이 9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는데, 소금같은 역할을 해야하는 맹성웅이다.
9일 열리는 중국전을 하루 앞두고 만난 맹성웅은 "긴장도 되면서 설레기도 한다. 재미있을 것 같다"며 이번 대회에 임하는 기분을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 대한 분석은 마쳤다. 생각보다 역습으로 나오는 속도나, 공격수들의 힘이 좋은 팀인 것 같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어떤 상황이든 대비할 수 있게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상대 역습을 1차적으로 저지해야 하기 때문에, 좋은 포지션을 선정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중국은 한국을 상대로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 상대 공격을 앞선에서 끊어내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맹성웅은 공격과 수비의 비중에 대해 "기회가 되면 킬 패스, 슈팅을 시도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너무 큰 욕심은 내지 않으려 한다"고 말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송클라(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