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우리 실력보다 막판 플레이 한 두개로 달라진 경기였다."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이기고도 만족스러워하지 못했다. 실력으로 압도하며 거둔 승리가 아니라 막판에 운이 따른 결과였기 때문. 승리 속에서도 팀의 개선점에 관한 지적을 잊지 않았다.
전자랜드가 이번 시즌 KT전 4전 전승을 거뒀다. 전자랜드는 8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원정경기에서 81대80으로 극적인 반 골차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승리로 전자랜드는 3위 전주 KCC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줄였다.
아슬아슬한 승리였다. 전자랜드는 1점차로 앞선 4쿼터 30초를 남기고 공격권을 갖고 있었다. 승리 확률이 높은 상황. 그런데 9초를 남기고 스틸을 허용했다. KT가 빠르게 코트를 넘어왔다. 그리고 이날 복귀전을 치른 KT의 에이스 허 훈이 공을 잡았다. 페인트존 45도 부근에서 미드레인지 점퍼를 날렸다. 동시에 종료 버저가 울렸다. 들어가면 KT의 역전승. 하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허 훈의 슛 감각은 완전치 못했다. 공은 림에 맞고 튀어나오며 전자랜드의 승리가 확정됐다.
이런 장면 때문인지 유 감독은 이날 승리에 대해 "이전 경기나 오늘 경기나, 우리가 실력으로 이긴 것보다 막판 플레이 한두 개로 달라졌을 경기였다"라며 "감독으로서 내가 더 잘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요행이 좀 따른 승리였다는 뜻이다. 이어 유 감독은 "공격 리바운드를 많이 내줬는데, 빅맨들이 헬프를 나갔을 때 반대편의 작은 선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자리 싸움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유 감독은 전체적으로 전자랜드 특유의 견고함이 약화된 면에 대해 "체력적인 면도 있을 것 같다. 12월 말부터 지금까지 거의 하루 걸러 경기를 하는 스케줄이었다. 부상 선수가 나오기도 했다"면서 "모든 팀들이 국내 선수 4명이 뛰는 부분에 대해 적응하고 맞춰가고 있다. 수비 쪽에서 견고함이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더 맞춰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