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한만성 기자] 선발투수 류현진(32)과 리치 힐(39)을 차례로 잃은 LA 다저스가 올겨울 가장 먼저 꺼내든 대안은 지미 넬슨(30)이었다.
사실 넬슨은 지난 시즌 다저스에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류현진이나 포스트시즌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힐에 견줄 만한 체급의 선수가 아니다. 심지어 그는 지난 시즌 주루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해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넬슨의 지난 시즌 성적은 10경기 2패, 평균자책점(ERA) 6.95였다.
단, 넬슨은 잦은 부상에 시달린 2018년 전까지는 어느 정도 '이닝 이터' 기질을 보여준 투수다. 실제로 그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으로 175이닝 이상을 소화했으며 2017 시즌에는 12승 6패, ERA 3.49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9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저스는 부상 빈도가 높은 넬슨과 1년 125만 달러로 위험 부담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넬슨이 부상을 피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면 그의 올해 연봉은 300만 달러 이상으로 늘어나며 조건에 따라 2021 시즌 재계약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LA 지역 일간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 다저스 전담 JP 훈스트라 기자는 8일(한국시각) 기고한 칼럼을 통해 "류현진을 대체할 투수를 바란다면 다저스의 넬슨 영입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류현진이 2019 시즌 소화한 187이닝 이상을 넬슨이 똑같이 소화해주기를 바라는 건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훈스트라 기자는 "다만, 넬슨에게 힐보다 많은 이닝을 기대하는 건 합리적이다. 힐은 40대를 앞둔 데다 수술에서 회복하는 중이다. 게다가 다저스는 저스틴 터너, 맥스 먼시처럼 위험 부담이 적은 영입으로 훌륭한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런 영입은 과거 브랜던 비치, 세르지오 로모처럼 안 풀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훈스트라 기자는 지난달부터 이어진 다저스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을 추진 중인 보스턴 선발투수 데이빗 프라이스(34)가 류현진을 대체할 만한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좌완 프라이스를 영입해 힐과 류현진을 대체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건 아닐까?"라며 다저스의 전력 보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