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골든글로브 인터뷰에서 "많은 호평에도 누구하나 영화에 대해 스포일러 하지 않아 고마웠다"고 고백했다.
6일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호텔에서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하 골든글로브)이 열렸다. 이날 한국 영화 최초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각본상, 감독상 후보로 지명된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주역인 송강호, 조여정, 이정은과 함께 골든글로브에 참석했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 영화인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가족희비극.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 등이 출연했다. 2019년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그해 5월 30일 개봉해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까지 거머쥐었다.
본격적인 시상식이 열리기 전 열린 레드카펫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은 골든글로브 공식 인터뷰를 통해 영화 속 영감에 대해 "내 경험에서 온 것이다. 내가 대학 시절 과외 선생님을 해봤다. 물론 내가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다. 영화 내용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초청을 받은 것에 대해 "굉장히 놀랍다. 평소대로 영화를 찍었는데 이런 결과를 얻었다. 굉장히 놀랍다"고 소회를 전했다.
또한 '기생충' 개봉 당시 로튼토마토 신선도 99%를 받은 것에 대해 "관객이 이 영화를 많이 집착하고 99%라는 점수가 평론가로부터 나오고 영화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 이상으로 기쁜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또 영화에 대해 스포일러 하는 사람이 없었다. 스토리는 다 감춰진다. 그게 정말 기뻤고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맛을 200% 끌어올린 배우들에 대해 "내가 20여년 동안 연출했지만 이렇게 훌륭한 배우들과 일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일은 없을 것 같다. 정말 최고의 배우들이며 앙상블이었다"고 배우를 향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골든글로브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HFPA)에서 주최하고 매년 미국 LA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이다. 매년 영화와 드라마에서 최고의 작품, 배우를 선정해 시상하는 권위의 시상식으로 미국의 또 다른 대표적인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한 달 앞서 개최돼 '아카데미 전초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기생충'은 올해 골든글로브에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 영화상, 각본상, 감독상 후보에 지명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