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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게임주는 어디로? 결국 신작과 중국 시장 개방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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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주, 올해는 어디로 움직일까?'

지난 2일 시작된 2020년 주식 시장에선 이틀간 진기록이 쓰여졌다.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 첫날인 2일과 3일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총 1조267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1조3268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거래소에 투자자별 거래실적 데이터가 있는 지난 2001년 이래 20년 동안 증시 첫날과 둘째날 기록한 개인과 기관의 최대 수치로 밝혀졌다. 시장에선 지난달 급등한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라고 분석한 반면 개인들은 확실히 올해 주식 시장을 강세장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 대선의 해를 맞아 미중 무역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도 있지만,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피살로 인해 중동 정세가 연초부터 요동치는 등 불안 요소도 산재해 있다.

게임주 역시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신작 게임의 출시와 라이브 게임의 지속적 매출과 더불어 국내외 규제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 흥행 산업이다보니 올해의 주가 방향성도 역시 흥행 IP의 출시와 서비스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상반기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재개될 경우 거의 3년만에 중국 시장 진출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희망도 게임주의 우상향을 기대케 하는 요소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30여개의 게임회사 가운데 3일 현재 시가총액 1조원을 넘는 곳은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컴투스, NHN 등 총 5개이다. 간편결제와 커머스, 광고 사업 등의 매출 비중이 게임보다 많은 NHN을 제외하곤 대부분 국내나 중국, 혹은 글로벌에서 확실한 IP를 성공시키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를 이어나가기 위해선 인기 IP의 등장이 필수적이다.

엔씨소프트(시총 12조 4040억원, 이하 3일 현재)는 올해 증시 개장 후 이틀간 4.44%나 오르며 연일 역대 신고가를 기록하는 중이다. 지난해 '리니지M'의 매출 감소로 2월 42만원대까지 떨어졌고, 11월 '리니지2M' 출시 이후 '리니지M'의 초반 매출과 비교해 떨어진다는 소식에 50만원 밑으로 떨어졌지만 이내 시장 안착이 확인되면서 3일 56만5000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다. '리니지2M'의 글로벌 진출이 더해지고, 또 하나의 히트 IP인 '블레이드&소울'을 활용한 후속작 '블레이드&소울 2'와 SD캐릭터를 활용한 '블레이드&소울 S' 등이 올해 예정대로 출시된다면 연매출 2조원을 넘어서면서 주가 역시 우상향이 기대된다.

넷마블(7조 7685억원)은 2017년 5월 상장 후 그해 12월 장중 20만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가 우하향 했다. 지난해는 그동안의 신작 부진을 딛고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과 '일곱개의 대죄',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등 3개 게임을 연달아 성공시켰지만 외부 IP를 활용한 신작이라 영업이익에선 큰 재미를 보지 못하며 8월에는 상장 후 최저가인 8만3500원까지 떨어졌다. 상장가 15만7000원과 비교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연말에 웅진코웨이 인수를 마무리하며 매출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역시 본업은 게임이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업의 본질인 게임사업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춰 강한 넷마블을 완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무엇보다 올해는 'A3: 스틸 얼라이브'를 비롯해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세븐나이츠2' 등 자체 IP를 활용한 신작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에서의 확실한 개선이 기대된다. 현재 9만원대에 머물고 있는 주가가 10만원을 넘어 상장가인 15만원대를 회복하기 위해선 이들 IP의 성공과 함께 중국 시장 개방이 필수적이다.

펄어비스(2조 4184억원)는 지난해 '검은사막 모바일'의 성공, 그리고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확장으로 주가가 23만원을 넘기도 했지만 '검은사막' IP에 집중된 한계로 인해 15만원대까지 추락하는 등 등락이 심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지스타 2019'에서 무려 4개의 신작 IP를 한꺼번에 선보이며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 액션 배틀 로얄게임 '섀도우 아레나'의 2차 비공개 테스트를 2일부터 5일까지 진행하며 올 상반기 출시 임박을 알린 상태다. 여기에 3년 넘게 대기중인 '검은사막'의 중국 진출이 확정될 경우 글로벌 매출이 본격 반영되며 주가가 급상승했던 지난 2018년의 장중 최고가(28만7100원) 경신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컴투스(1조 3368억원)는 '서머너즈 워' 이후 히트작 부재로 인해 매출 5000억원대에서 횡보를 하고 있다. 지난해 주가 역시 13만원대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서머너즈 워'의 매출 정체가 지속되면서 7만8000만원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업데이트로 글로벌 매출이 다시 오르며 10만원대를 회복하긴 했지만, 역시 신작 출시가 필수적이다. 그동안 개발을 해온 RTS 게임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그리고 '서머너즈 워 MMORPG'가 각각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출시를 예고하는 등 '서머너즈 워 유니버스'로 글로벌에서 확고하게 자리잡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기대대로 서로간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경우 지난 2018년 6월에 기록한 19만원대까지의 상승도 노려볼 수 있다.

NHN(1조 2874억원)은 지난해 최저 5만원대에서 최고 9만원대까지 역시 주가가 요동을 쳤다. 게임 이외의 사업이 주가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지만 기업 근간을 이루는 게임이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연말 이세돌과 대결을 펼쳐 1국을 내줬던 바둑 AI(인공지능) '한돌'처럼 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AI 개발과 클라우드 서비스, 글로벌 게임 플랫폼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계속 하면서도 상반기에 모바일 FPS게임 '크리티컬 옵스:리로디드'의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또 성인 결제한도를 폐지하는 웹보드 규제 완화가 예정대로 3월 정도부터 시행될 경우 가장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넥슨(시총 1조3066억엔, 약 14조 1160억원)은 지난해 매각 소식이 알려진 이후 주가가 1823엔까지 올랐지만 이후 최종적으로 매각이 실패하면서 1225엔까지 떨어지는 등 창사 이후 가장 큰 부침을 겪었다. 그러는 가운데 연말에 출시된 'V4'에 이어 '바람의 나라: 연'과 '카운터사이드' 등 연달아 출시하는 기대작들이 성공을 거둔다면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의미있는 회사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어 2020년이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