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세월을 뛰어넘어 '힙스타'가 된 양준일의 19년 전 추억을 소환한다.
1991년 '리베카'로 데뷔한 양준일은 개성 넘치는 음악과 자유분방한 퍼포먼스로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지만 대중의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재미교포 출신으로 비자문제에 막혀 한국 활동이 불가능해져 결국 1993년 미국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8년 후 다시 한국에 돌아온 양준일은 예명을 쟈이(JIY)로 바꾸고 혼성그룹 V2를 결성했다.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닌 스타일도 완전히 바꿨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근육질 몸을 만들기 위해 하루 3000칼로리씩 먹으며 몸을 키웠다. 테크노 사운드의 'Fantasy'라는 곡으로 활동했는데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이 음악 역시 지금 소환 돼 재평가 되고 있다. 양준일은 자신의 모습을 지워가면서까지 음악을 하고자 했지만 소속사와의 계약문제로 오래 활동할 수 없었다. 가수를 그만둔 후 영어강사로 일했지만 양준일은 결국 미국으로 돌아가야했다.
이해받지 못했던 음악과 스타일이 30년이 지난 지금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JTBC '슈가맨3'를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양준일은 그야말로 광풍을 몰고왔다. 미국 플로리다의 한인 레스토랑에서 서빙일을 하며 한국인 부인, 아들과 함께 살던 양준일은 이제 더이상 떠오르는 과거를 지울 필요가 없게됐다. 그 과거와 51세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는 순수함에 대중은 감동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생활을 접은 양준일은 꿈에 그리던 한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달 31일 첫 팬미팅으로 시작된 양준일의 세 번째 도전이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