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남자농구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스몰 라인업'과 거기에 따른 트랜지션, 그리고 적극적 외곽슛.
이 부분을 반박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런 트렌드는 최근 현대 농구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예전 구시대적 농구인들의 전통적 개념인 '높이와 거기에 따른 포스트 업 공격'을 반박하는 흐름이다. 당연히 이렇게 변화를 해야 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한다.
단, 좀 더 '책임있는' 슛 셀렉션은 꼭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서울 삼성 주전 슈터 이관희의 '슛 셀렉션'은 상당히 아쉬웠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하지 말아야 할 '잘못된 선택'이었다.
1월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삼성과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
17점 차로 뒤지던 전자랜드는 대역전승을 거뒀다. 상황은 경기종료 41초를 남기고 벌어졌다.
흐름은 전자랜드로 넘어가는 듯 했다. 67-60으로 뒤진 삼성은 닉 미네라스의 '3점 플레이'로 4점 차로 추격. 삼성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스틸로 삼성은 속공을 했다. 이관희가 질풍같이 쇄도했다. 전자랜드의 백 코트도 빨랐지만, 충분히 골밑 돌파를 할 수 있었던 상황. 그런데, 이관희의 선택은 3점슛이었다.
이 부분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날 이관희의 슈팅 컨디션은 매우 좋지 않았다. 4득점에 그쳤다. 3점슛 3개를 시도, 단 하나도 넣지 못했다.
이때, 2점 플레이를 성공했다면 2점 차. 승부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충분히 연장에 돌입할 가능성이 남아있었다. 설령 3점슛을 넣는다고 해도 여전히 수비를 성공하고 공격까지 성공해야 하는 부담감은 마찬가지.
때문에, 여기에서 슛 셀렉션은 당연히 2점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 이날 이관희의 슈팅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단지, '슛 셀렉션'의 문제나 고리타분한 속공 상황에서는 무조건 2점 플레이를 하라는 게 아니다. 승부처에서 그 상황에 가장 적합한 플레이를 하는 것은 무한 책임감을 짊어져야 하는 프로 선수의 기본이다.
최근 현장 지도자들은 3점슛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것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수들에게 슛 셀렉션을 얘기하면 다음 공격에 지장을 줄까봐 일절 하지 않는다'는 사령탑도 다수다.
이런 '자율'이 주어졌을 때, 선수들은 더욱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NBA 슈퍼스타들도 그날 컨디션에 따라 3점슛을 위주로 공격옵션을 가져갈 것인지, 돌파를 위주로 할 것인지가 바뀐다. 더욱 강한 책임감으로 팀 승리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SK 김선형은 2013~2014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막판 8점 뒤진 상황에서 결정적 덩크슛 실패로 추격의 흐름을 완전히 끊은 예도 있다. 이관희의 3점슛 실패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경기는 코트에서 선수들이 한다. 그들의 결정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슛 셀렉션은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다. 비단, 이관희의 문제만은 아니다. 승부처 10개팀 주요 선수들의 미숙한 '슛 셀렉션'은 종종 나오는 장면이다. 좀 더 치열한 시뮬레이션과 고민을 통해 '책임있는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팀을 책임지는 에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잠실실내=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