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조현우의 차기 행선지는 울산 현대.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29)가 대구FC를 떠나 울산에 새 둥지를 튼다. 울산 주전 골키퍼였던 김승규(30)는 일본으로 다시 떠난다.
조현우는 1월 1일을 기점으로 자유계약(FA) 신분이 됐다. 'FA 대어' 조현우의 거취는 지난 시즌 내내 관심을 받았다.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시점을 앞두고, 조현우는 줄기차게 해외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해외 진출이 성사되지 않았고, 시즌 막판 국내팀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조현우는 말을 아꼈다. 대구는 2013년부터 함께 하며 팀의 간판 스타로 성장한 조현우를 무조건 지키려 했다. 12월 31일까지는 원소속구단 대구와 협상을 해야 했다. 하지만 진전이 없었다. 조현우는 대구와의 계약을 마무리짓지 않고 FA 명단이 공시됐던 23일 기초 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입소했다. 사실상 대구를 떠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 조광래 사장이 마지막까지 애를 썼지만, 끝내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사실 조현우는 울산보다 전북 현대와 먼저 연결이 됐다. 전북이 주전 골키퍼 송범근을 일본에 보내는 대신, 조현우를 영입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하지만 전북이 송범근을 눌러 앉히며, 없던 일이 됐다. 그 틈을 울산이 파고들었다. 울산은 지난 시즌 우승을 위해 일본 빗셀 고베에서 뛰던 김승규를 데려왔다. 하지만 반 시즌 정도를 뛴 김승규가 다시 일본행을 타진하고 있다. 올해 J리그1으로 승격한 가시와 레이솔이 김승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울산도 일찌감치 김승규와 함께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승규가 올 때 원래 주전으로 뛰던 오승훈을 제주 유나이티드로 보내야 했던 울산이기에, 당장 주전 골키퍼 수혈이 필요했고 조현우에게 눈을 돌렸다. 울산은 김승규 이탈로 인한 전력 약화를 조현우 카드로 완벽히 메울 수 있다. 지난 시즌 아쉽게 놓친 우승, 새 시즌에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조현우도 자금력이 풍부한 울산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반면, 팀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은 대구팬들의 실망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해외가 아닌 리그 경쟁팀으로의 이적은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 일단 대구는 백업 골키퍼였던 최영은이 주전으로 도약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새 골키퍼 영입에 대한 문도 열려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