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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 낙상사고 '주의보'…노년층 척추압박골절 등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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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랙 아이스로 인한 차량 추돌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겨울철이면 눈에 잘 띄지 않는 '블랙 아이스'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블랙 아이스를 조심해야 하는 건 운전자만이 아니다. 그에 못지 않게 위험한 것이 빙판길에 넘어지는 행인이다.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로 결빙으로 인한 낙상 사고에 주의가 필요하다.

▶'미끌'하는 순간 빙판길 낙상사고… 노년층 주의

겨울철이면 빙판길 낙상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 넘어져도 찰과상으로 끝날 수 있지만 하체 근력이나 평형 유지 기능이 약해져 있는 노년층의 경우 큰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또한 경미한 부상이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압박골절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관절이 약한 노년층이라면 특히 '고관절 골절'을 조심해야 한다. 60대 이후부터는 교통사고나 추락 등의 사고가 아니더라도 골조직의 급격한 약화로 인해 길에서 미끄러지거나 침대에서 떨어지는 정도의 가벼운 외상으로도 골절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노인들의 낙상은 심한 경우 사망으로도 연결될 수 있을 정도로 큰 문제지만 이를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노년층은 고관절 골절 사고를 당하면 움직이지 못해 장시간 침상에 누워 있게 되면서 폐렴, 욕창 등과 혈전으로 인한 심장마비, 폐색전, 뇌졸중 등 다양한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만약 낮은 곳에서 가볍게 넘어졌는데도 뼈가 부러졌다면 골다공증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노년층 여성의 경우 운동신경이 둔하고 골다공증 유병률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전체 고관절 골절 환자 중 60대 이상의 환자는 약 92%로, 그 중 여성환자의 비율은 약 80%에 달한다. 또한 골다공증 환자는 2018년 97만2196명으로 최근 5년새 약 18.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 환자 중 60세 이상 골다공증 환자의 비율은 무려 84.6%에 해당하며, 그 중 여성의 비율이 94%에 이른다.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호르몬의 변화로 골밀도가 낮아지면서 골다공증과 골절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폐경기 이후 골다공증 관리는 여성 건강의 필수라 할 수 있다.

고관절은 골절이 발생하더라도 다리나 팔처럼 통증이 심하지 않고 붓기가 적어 방치되기 쉽다. 빙판에 엉덩방아를 찧거나 넘어진 노인들 중 고관절이 부러지거나 금이 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 부러진 뼈를 고정하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노인골절의 대부분은 골다공증이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부러진 부분을 맞추고, 단단히 고정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 고관절 골절은 X-레이를 통해 골절을 확인한 후 나사못으로 골절 부위를 고정시키거나 골 이식술을 시행하게 된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바른세상병원 장규선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노년층의 경우 몸의 근력과 골밀도가 낮아 가벼운 낙상에도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눈길이나 빙판길 보행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낙상으로 인한 골절로 고관절 골절과 척추 골절 외에도 손목 골절이 흔한데, 넘어지면서 반사적으로 손을 짚기 때문이다. 낙상의 위험이 높은 시기에는 가능한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외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고 장갑을 착용하고, 굽이 높지 않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신는 것이 안전하고, 지팡이를 챙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빙판길 낙상사고, 척추압박골절로 이어질 수도 있어

뼈가 약한 노년층이나 폐경기 이후 골밀도가 낮아진 여성들의 경우 넘어지는 순간 척추에 많은 하중이 가해지면서 척추압박골절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약해진 척추 뼈가 충격을 받아 내려 앉게 되면서 발생하는 척추압박골절은 통증으로 보행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며 통증이 어느 정도 사라진 후에도 허리를 똑바로 펼 수 없어 불안정한 자세로 보행하게 됨으로써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에도 손상을 가져오게 된다.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하면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통증을 느낀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증상이 더 심해지며 다리 통증으로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 오리걸음을 걷기도 한다. 이를 방치할 경우 만성 요통을 유발하고 심폐기능까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상을 느끼면 무리하기 움직이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통증의 정도와 진단 결과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되는데 증상이 경미한 경우라면 휴식으로 증상을 유발하는 활동을 피하게 하면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보조기 치료 등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치료방법으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심한 경우, 또는 척추 분리증이 나타난 경우에는 척추를 바로잡아 고정시켜주는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겨울철, 꾸준한 실내 운동으로 근력을 지켜야

근육이 약해지면 근골격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근육량은 30대부터 50대까지 10년마다 15%씩 감소하다가 60대가 되면 10년마다 30%씩 급격히 줄기 시작하면서 근감소증이 발생할 수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걸음걸이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근감소증이 유발하는 대표 질환은 낙상과 골절이다.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의 경우 낙상의 위험이 3배가량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장규선 원장은 "근육이 감소하는 중·장년 이후에는 근력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근육이 줄어들면 뼈를 지지해주는 근력이 약해지고 그로 인해 낙상과 골절의 위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각종 성인병에 걸릴 위험도 증가하게 된다"고 말하며 "어르신들의 경우 평소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도 좋지만 낮은 오르막길을 오른다거나 발목에 물병 같은 것을 올려두고 버티는 등의 간단한 근력운동도 근육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노인의 경우 무리한 근력 운동 보다는 간단한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서기, 옆으로 누워 다리 들기, 의자 잡고 무릎을 굽혔다 펴기, 까치발 들기 등 생활 속 간단한 운동으로도 근력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근력 운동과 함께 충분한 영향 섭취도 근육량 유지에 필수적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