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결전의 날이 밝았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전설' 프랭키 에드가를 상대로 힘을 시험한다. 정찬성은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UFC 부산 메인 이벤트 페더급 매치에서 에드가와 한판승부를 펼친다. 지난해 11월 매치업을 가질 기회를 잡았지만 불발됐던 두 선수는 이번 승부를 통해 당시의 아쉬움을 털고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당초 정찬성의 상대는 에드가가 아닌 브라이언 오르테가였다. 하지만 오르테가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발되면서 밴텀급 출전을 준비하던 에드가가 상대로 낙점됐다. 내년 1월 밴텀급 출전을 앞두고 있는 에드가는 "1년 전 정찬성과 상대할 기회가 있었는데 불발됐다. 경기를 해보고 싶은 스타일이었다. (내년 3월 밴텀급 매치에 앞서) 이번 경기를 수락한 이유"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10년 넘게 격투가로 활약 중인 에드가는 전성기 때의 기량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UFC 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랐고, 할로웨이와 타이틀전을 펼칠 정도로 인정받는 기량을 갖춘 파이터다. 특히 페더급 내에서 가장 뛰어난 탑 컨트롤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입식 타격 역시 채드 멘데스를 KO로 눕히는 등 무시 못할 파워를 갖추고 있다. UFC가 당초 에드가의 상대로 밴텀급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코리 샌드하겐을 내정했던 점만 봐도 무게감을 짐작할 수 있다. 에드가는 "정찬성은 적극적이고 경기 스타일이 빡빡하다"면서도 "이번 경기에선 무조건 테이크다운을 노리겠다"고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안팎에선 이번 매치업이 정찬성의 챔피언 도전으로 가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UFC 무대에서 보여준 뛰어난 기량과 상승세라면 챔피언 도전 자격을 얻기에 충분하다는 평이다. 도전 자격을 굳히기 위해선 이번 승부에서의 압도적 승리가 필요하다.
정찬성은 "에드가는 UFC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전설적인 선수다. 함께 경기하게 돼 영광스럽다"며 "1년 전 스파링 영상을 복기해보니 보완할 점이 많았다. 만약 1년 전 (예정대로) 에드가를 만났다면 패했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코치진과 단점을 고치기 위해 노력했다. 절대 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귀국을 1주일 앞두고 상대가 (오르테가에서 에드가로) 바뀌었다. 스파링 기회가 두 번 있었는데, 에드가와 비슷한 레슬러들과 곧바로 상대할 기회를 코치진이 만들어줬다"며 "에드가와 비슷한 스타일의 미국 대학 레슬러를 부산에 데려와 경기를 준비했다. 돈을 많이 썼다"고 웃었다. 에드가의 테이크다운 전략을 두고는 "경기는 서로 준비하는 부분의 우열을 따지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에드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만, 나는 반대"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KO, 서브미션도 좋지만, 판정에 좀 더 의미를 두고 싶다. (5분 5라운드의) 25분 간 내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찬성은 "4년 전 UFC 서울 대회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당시의 열기를 내가 메인 이벤터 자격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에 흥분된다"며 "내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지난 시합과 얼마나 다르게 준비했는지 스스로 궁금하다. 팬 여러분들도 그런 관점에서 지켜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지켜봐 달라"고 성원을 당부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