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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오승환, "몰리나한테 광현이 부탁 문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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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오승환(37)의 후배 김광현의 성공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 포수 야디어 몰리나(37)를 필두로 과거 세인트루이스 인맥을 총 동원해 김광현 빅리그 적응 돕기에 나섰다.

김광현의 세인트루이스 입단 소식을 들은 오승환은 18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몰리나한테 이미 '광현이가 친한 동생인 만큼 잘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남겨뒀다. 미국에서 통역하는 친구들에게도 잘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몰리나는 세인트루이스의 상징 같은 선수다. 2004년부터 카디널스 안방을 지킨 원클럽 맨이다. 골드 글러브와 올스타 각각 9차례 선발된 메이저리그 최고 포수다. 2006년과 2011년 세인트루이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프랜차이즈 스타. 완벽한 수비를 자랑하지만 특히 노련한 볼 배합과 투수 리드는 정평이 나 있다. 통산 1983경기에서 타율 0.282 156홈런 916타점을 기록중인 타격도 좋다. 빅리그 신인으로 데뷔할 김광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노련한 안방마님 몰리나의 리드와 조언은 필수적이다.

세인트루이스는 2년 간의 일본 무대(한신 타이거즈)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오승환의 첫번째 구단이었다. 2016년 1월 세인트루이스와 1+1년 최대 1100만달러 규모 계약을 맺은 뒤 2년간 팀의 핵심 불펜과 마무리 투수로 맹활약했다. 2016년 76경기 79⅔이닝 동안 6승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 2017년에는 62경기 59⅓이닝 동안 1승6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빠르고 성공적 안착 뒤에는 빅리그 타자들이 낯설었던 오승환을 편안한 리드로 이끈 몰리나가 있었다.

몰리나 덕에 오승환은 빅리그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고, 세인트루이스에 한국 투수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남겼다. 오승환이 닦아놓은 꽃길을 김광현이 걷게 됐다.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2년 총액 800만 달러 메이저리그 보장)에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을 맺었다. '오승환 효과'도 한몫 했다.

지역 매체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카디널스는 오승환 영입을 통해 큰 효과를 봤다. 이 과정을 다시 밟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김광현 영입 배경에 '오승환 효과'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김광현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오)승환이 형이 다른 팀들도 가봤지만, 세인트루이스가 가장 좋았다고 얘기했다. 승환이 형에게 이 팀의 규칙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물어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승환은 "잘한 선택이다. 세인트루이스는 그야말로 '야구 도시'다. 야구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조용하고 식당 조차 별로 없다. 밥 한끼 먹으러 가려해도 30분씩 나가야 한다. 가족이 있는 광현이가 야구에만 몰두하기에는 가장 좋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은 모든 선수들의 생활이 오직 야구에만 맞춰져 있다. 야구에 대해 좀 더 진지하다고 할까. 그만큼 선수단 내 규율도 타 팀에 비해 엄격한 편이다. 스프링캠프지 내에서 이동할 때도 걷지 않고 빠르게 뛰어다닐 정도다. 그런 분위기에 맞춰가고 익숙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좌완 투수가 부족한 세인트루이스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꿈꾸고 있다. 입단식에서 그는 "선발 투수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팀에서 필요한 위치에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것이 첫번째다. 팀에서 정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다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건네들은 오승환은 "처음부터 선발을 하는 것도 좋지만, 불펜에서 뛰다가 선발로 옮겨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긴 호흡의 적응을 조언했다. 오승환 자신도 불펜에서 검증을 받아 마무리로 격상된 경험이 있다.

오승환은 입단식을 마치고 귀국할 김광현을 만나 야구와 생활 등 아낌없는 조언을 건넬 예정이다.

한편, 미국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스닷컴'은 19일(이하 한국시각) 예측 시스템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를 근거로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첫해 27경기(선발 26경기)157⅓이닝 동안 11승9패, 평균자책점 3.89(20홈런, 41볼넷, 131탈삼진)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