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박진섭 광주FC 감독(42)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지난 18일 광주와 2년 재계약을 하며 동행을 택한 박 감독은 당일 스포츠조선과 통화에서 "K리그2에서 우승한 다음 날부터 걱정이 시작됐듯이, 계약한 지금도 걱정부터 앞선다. 하지만 다음시즌 K리그1에서 좋은 모습 보일 자신도 있다. 자신이 없었다면 광주와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 감독은 애초부터 선택지가 단 하나였다고 이야기했다. 지방의 모 기업구단과 수도권의 모 시민구단 부임설이 돌았지만, 소문일 뿐이라고. "저는 인기가 없는 감독"이라고 껄껄 웃은 박 감독은 "제안도 없었고, 다른 팀 갈 생각도 안 했다. 광주를 이끌고 K리그1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계약 시점은 왜 미뤄진 걸까. 박 감독은 "예산 문제와 스태프 처우 문제 때문이다. 광주시와 구단에 신경을 써달라고 이야기했다. 장비사, 통역사 등 우리가 우승하는 데 도움을 준 분들이 많다. 광주와 같이 예산이 많지 않은 구단은 '팀'으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구단에서 최대한 잘 해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광주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은 부임 2년만에 승격을 이끈 박 감독의 공로를 인정해 연봉을 대폭 인상했다. 그밖에 코치진과 스태프들도 처우가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확답을 받은 다음에 박 감독은 광주로 내려가 계약서에 서명했다.
박 감독은 "우승한 다음날부터 다음시즌 걱정이 몰려왔다. 계약한 지금도 걱정부터 앞선다. 앞으로 누벼야 할 무대는 K리그1이다. 우리보다 좋은 팀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잘 준비해야 한다. 지금으로선 2부로 떨어지지 않는 게 최우선인 것 같다"고 잔류를 다음시즌 1차 목표로 잡았다.
이어 "세부적으로는 지난시즌 성남FC와 같이 수비적으로 안정된 팀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도 우리만의 좋은 공격카드(펠리페)가 있으니, 그걸 잘 활용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시즌 K리그2에서 선보인 광주만의 장점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 선수단 대부분과 동행할 계획이다. 박 감독은 "현재 팀에 있는 선수들 모두 잘해줬다"며 "외국인 선수 한 명과 팀 색깔에 맞는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1월2일까지인 휴식기에 나머지 퍼즐을 맞출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박 감독의 2020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