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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사랑을 싣고' 이외수 "'춘천 거지'로 지내던 시절 찾아온 교수님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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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준석 기자] '꿈꾸는 식물', '황금비늘', '하악하악' 등 47년간 작가 생활을 하며 출간한 작품 수만 42권! 올해로 74세가 된 대한민국 원로 작가 이외수가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한다.

20일 방송에서 이외수는 극도로 고통스러울 만큼 가난해 살고자 하는 의지까지 저버리고 싶던 대학생 시절, 버팀목이 돼주었던 춘천교대 미술 담당 한진구 교수님을 찾아 나선다.

씻는 것조차 사치였기에 늘 꾀죄죄한 모습으로 다녀 '춘천 거지'라는 별명까지 붙었다는 이외수. 하숙집 방세 500원을 내지 못해 이곳저곳 쫓겨 다니느라, 안 살아본 학교 앞 하숙집이 없을 정도였던 것은 물론, 15일 동안이나 굶었던 때도 있었다는데. 그뿐만 아니라 어느 추운 겨울날, 극심한 배고픔에 시달리다 밭에 서리 맞은 무를 발견하고, 언 땅을 맨손으로 파내 손에 피가 나는 지도 모른 채 정신없이 무를 씹어 먹다 토해내고 말았다는 일화를 전해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그토록 배고팠던 대학 시절, 그에게 삶에 대한 의지를 일깨워준 은인 같은 분이신 한진구 교수님. 이외수는 "다른 학생들에게 내가 배곯고 산다는 소식을 듣고서, 수제비라도 끓여 먹으라며, 교수님이 손수 밀가루 한 포대를 어깨에 지고 하숙집에 오신 날을 잊을 수 없다"라고 고백, 당시 어마어마한 축복 같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는 후문이다.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어려서부터 유일한 꿈이었던 화가를 위해 4년제 미대에 가고 싶었던 이외수. 그러나 안정적인 직업인 교사가 될 것을 강권했던 아버지의 뜻에 타협해 1966년 춘천교대에 입학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외수는 학교 수업은 등한시했지만, 유일하게 미술 수업만큼은 열심히 참석하며 미술실에서 숱하게 밤새우다 한진구 교수님과의 연이 깊어졌다고 고백했다. 더불어 당시 전문적인 레슨 한 번 받은 적 없어 보잘것없다 여겼던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높이 사준 한진구 교수님께서, 형편이 어렵다는 걸 눈치채고 물감이나 캔버스를 챙겨주며 꾸준히 미술에 정진할 수 있게 도움을 아끼지 않으셨다고.

한평생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가난과 꿈 사이에서 혹독한 대학 시절을 보낸 이외수를 따뜻하게 품어준 한진구 교수님. 그러나 20년 전 교수님이 돌연 한국을 떠나면서 두 사람은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교수님과 연락을 취하기 위해 주변 제자들을 통해 수소문했으나 결국 소식을 알 수 없었고, 그 이후엔 2014년 위암 3기 판정, 2016년 남성 유방암 발병 등 건강의 적신호가 켜지며 더욱 교수님을 찾아뵐 수 없었다고 하는데.

암 투병 후 '교수님을 찾아뵙기 위해 더 나은 때만을 기다려왔던 순간들이 어리석었다는 걸 깨달았다'며, 꼭 교수님을 뵙고 싶다는 간절한 심정을 밝힌 이외수. 그러나 74세인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그보다 훨씬 더 고령인 스승님과의 재회 여부는 미지수인 상황. 과연 그는 그리운 한진구 교수님과 20년 만에 재회할 수 있을지, 그 결과는 12월 20일 저녁 7시 40분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narusi@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