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겨울 한파가 시작되어 운동량이 적어지고 잦은 연말 모임으로 소화불량과 함께 만성피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겨울철이 되면 낮은 온도와 건조함으로 이로 인해 위장의 운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각종 신체 기관의 원활한 활동을 방해하고, 면역력까지도 저하되어 호흡기 질환은 물론 다른 질환까지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뚜렷한 원인 질환 없이 심한 피로가 6개월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으로 분류하기도 하나, 딱히 치료법도 없는 실정이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박사)은 "평소 늘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이 불편한 만성소화불량이 있는 상태에서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는 만성피로 증상이 지속된다면 한의학적으로는 담적병이 원인일 수 있다."고 한다.
위장에서 미처 소화되지 않고 남은 노폐물에서 발생한 독소가 위장 외벽에 딱딱하게 굳어진 것을 담적(痰積)이라고 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이 담적이 유발하는 각종질환을 담적병(痰積病, 담적증) 혹은 담적증후군(痰積症候群)이라고 한다.
담적으로 인해 담적병이 나타나면 일차적으로는 만성소화불량, 복부팽만감, 잦은트림, 목에이물감, 배꼽주변통증, 변비,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담적이 제거되지 않으면, 혈액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에 퍼져서 만성피로 증상, 불면증, 우울증, 오른쪽 ·왼쪽옆구리통증, 수족냉증, 심한 생리통, 생리불순 같은 여성질환 등 전신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담적병(담적 증후군)은 이처럼 증상이 다양하지만 위장의 기능적 질환으로 내시경이나 복부초음파, CT등의 영상의학적 검사에서는 발견되기 어려워 조기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담적병(담적증)을 의심해볼 수 있을까? 다음은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이 제시하는 담적병(담적 증후군) 자가진단 체크리스트이다.
첫째, 소화기 증상으로는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린다 △ 잦은트림과 함께 복부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 등이 반복된다 △복부팽만감이 있고 윗배가 나온다 △명치통증이나 명치아래(명치끝) 통증이 있다.
둘째, 신경계 증상은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러움증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이유 없이 불안하다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셋째, 순환계 증상으로는 △신장 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가 잘 뭉치고 아프다 △오른쪽옆구리통증이나 왼쪽옆구리통증이 있다 △ 손발이 시리고 찬 수족냉증이 있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다
마지막으로, 비뇨생식기계 증상으로는 △소변량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대하가 많고 만성질염이나 방광염에 자주 걸린다.
이중 5가지 이상에 본인이 해당한다면 담적병(담적증후군)을 의심하고 담적한의원을 찾아 진찰해볼 것을 권한다.
박지영 원장은 "담적으로 인한 만성피로 증상과 소화불량은 서로 악순환이 되는데, 만성피로로 인해 위장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 떨어지면 위장흡수력이 떨어져 담적이 생성되어 소화흡수가 안되고, 소화흡수가 덜 되면 음식물에서 필수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만성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담적을 제거해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담적병(담적증후군) 치료방법은 우선, 담적을 제거해서 위장의 움직임을 개선해주고 만성피로를 개선할 수 있는 한약을 개인 담적병 유형과 체질에 맞추어 처방한다. 또한 증상 유형과 경중에 따라 자율신경 불균형을 해소해주고, 위장경락 순환을 촉진하도록 침치료, 약침치료, 온열치료 등을 함께 실시한다.
박지영 원장은 "담적병(담적증후군)은 한의원 치료도 중요하지만 치료 후에도 재발을 막을 수 있도록 평소 주 3회이상 하루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 금연, 절주, 야식먹지 않기,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하기 등 생활습관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 또한 운동을 할 때에도 식사 직후 보다는 식후 1~2시간 지난 뒤에 움직여야 소화기관에 부담이 덜 된다."고 강조한다.<스포츠조선 doctorkim@sportschso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