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잘못 선택을 했으니…."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이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오리온은 18일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73대91로 완패했다. 현대모비스 5연패 탈출을 도와주며 자신들은 4연패 늪에 빠졌다.
7승16패. 최하위다. 추일승 감독 체제 하에서 우승도 하고, 꾸준하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강팀 오리온의 면모가 사라졌다. 허일영이 부상으로 이탈해있기는 하지만 이승현, 최진수, 장재석 등이 건재하다.
부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파괴력이 떨어지는 외국인 선수 구성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올시즌 외국인 선수 키 제한이 철폐되며 다른 구단들이 장신 외국인 선수 뽑기에 혈안이 된 사이 추 감독은 조던 하워드라는 1m80의 단신 선수를 선택하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시작부터 꼬였다. 야심차게 데려온 마커스 랜드리가 개막하자마자 아킬레스건 파열 중상으로 팀을 떠났다. 하워드로만 버티려 하니 토종 빅맨들에게 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랜드리 대체로 급하게 데려온 올루 아숄루는 기량이 너무 부족했다. 아숄루를 다시 보리스 사보비치로 바꿨다. 사보비치는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가 능하지만, 파괴력이 있는 스코어러는 아니다.
이제 오리온이 외국인 선수를 바꿀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이다. 팀 분위기를 바꾸고, 전력 보강을 하기에는 외국인 교체 카드만한 게 없다. 하지만 한 장만 남았으니 신중해야 한다. 추 감독은 "국내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하며 "일단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고심이 크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둘 중 누구를 교체해야 할까. 추 감독은 "아직 결정된 건 없다. 이것저것 따져야 할 게 많다"고 말하면서도 "키 큰 선수가 다치거나 빠지면 올시즌은 유독 국내 빅맨들에게 과부하가 심하게 전해지더라. 그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바꾼다면 하워드쪽이 될 가능성이 높음을 암시했다. 하워드는 올시즌 평균 12.5득점 2.3리바운드 3.3어시스트의 평범한 성적에 그치고 있다. 최근 한호빈의 가세로 슈팅가드 포지션에서 뛰며 조금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지만, 과거 오리온에서 뛰었던 조 잭슨과 같은 해결사 능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리온과 함께 '유이'하게 단신으로 분류됐던 섀넌 쇼터를 선발했던 인천 전자랜드 역시 이대헌 부상 후 높이의 한계를 인정하고 트로이 길렌워터를 영입한 바 있다. 과연 오리온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