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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 중국 FA컵 우승 최강희 "집 떠나지 마라, 봉동 떠났다가 고생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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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집 떠나지 마라. 봉동 떠났다가 고생많이 했다. 김신욱 영입이 큰 힘이 됐다."

전북 현대에 숱한 우승 트로피를 안긴 후 중국 슈퍼리그도 떠났던 '봉동이장' 최강희 상하이 선화 감독이 1년 만에 FA컵 우승 소식을 갖고 돌아왔다. 그는 1년 전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K리그에서 정규리그 6번,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2번 정상에 올랐다. 더이상 올라갈 곳이 없었던 그는 중국 슈퍼리그에서 더 큰 꿈을 이루고 싶었다.

최강희 감독은 19일 서울 모처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전북을 안 만나 다행이다. 울산을 만났는데 도전하는 자세로 하겠다. 선수 보강 등 할 일이 많다. 빨리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FA컵 우승하고 나니 걱정이 앞선다. 정규리그와 ACL 두 개 대회 병행이 어렵다. 국내 원정이 3박4일 걸릴 때도 있다. 선수 보강이 원활이 이뤄져야 한다. 참 어렵지만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년, 최강희 감독은 중국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한 시즌 동안 무려 두 차례나 팀을 옮기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그는 중국으로 가기 전 전북 현대에서 13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것과는 판이하게 달랐다.(그 중간에 잠깐 한국 축구 A대표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좋은 대우를 약속했던 톈진 취안젠과는 2019시즌 시작 전에 갈라 설 수밖에 없었다. 모기업 취안젠그룹에 문제가 생겼고, 팀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팀명이 톈진 텐하이로 바뀌는 등 우여곡절이 심했고, 최 감독도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다. 최 감독의 높은 인지도는 바로 통했다. 두번째 팀은 다롄 이팡이었다. 준비가 덜 된 상황, 다롄 이팡에서 시작한 시즌은 순조롭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장악에 실패했고, 팀 성적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시즌 중반이었던 6월, 다롄 이팡과 갈라선 최 감독은 다시 팀을 옮겼다. K리그를 호령했던 최 감독의 자존심이 큰 상처가 났다. 상하이 선화에서 명예 회복을 하고 싶었다. 삼 세번 만에 그를 영입한 중국 출신 단장과 손발이 잘 맞기 시작했다. 최강희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었고, 그가 그동안 보여준 팀 성적과 커리어를 존중했다.

최 감독은 "어려운 게 많다. 그런데 진심을 담아서 접근하면 중국 선수들도 달라진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시련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첫 팀 톈진 취안젠은 회장이 팀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단장 처럼 일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선택했던 것이다. 간 지 2개월만에 그룹이 와해되면서 내가 힘들었다. 전북에서 성공했던 건 이철근 단장을 만나서 였다. 다롄에서 멋진 단장을 만났다. 그 분이 지금의 상하이 선화 단장이다. 선화가 다시 그 단장을 원했고, 돌아가면서 나 보고 같이 가자고 했다. 진심을 가자고 해서 같이 하게 됐다. 난 중국에서 초보 감독이다. 중국 문화, 선수 다르다는 게 완전히 새롭다. 내가 잘 되도록 나를 많이 돕고 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지난 7월, 친정팀 전북 현대에서 국가대표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영입했다. 이적료 약 70억원(추정)을 안기고 중국으로 건너간 김신욱은 데뷔전부터 연속 골사냥을 이어가면 돌풍을 일으켰다. 김신욱의 빠른 연착륙으로 최 감독은 구단으로부터 더 큰 신뢰를 얻게 됐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었다. 최강희의 상하이 선화는 2019시즌 정규리그서 13위(총 16팀)에 그쳤다. 약한 수비라인을 시즌 도중 개조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대로 주저 앉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은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정규리그 막판 4연패를 당했지만 마지막 산둥 루넝과의 FA컵 홈 결승 2차전서 대승(3대0)하며 역전 우승했다. 원정 1차전서 0대1로 졌지만, 홈에서 김신욱의 결승골로 승리했다.

FA컵 우승으로 상하이 선화는 202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상하이 선화는 조별리그에서 K리그 준우승팀 울산 현대와 맞붙게 됐다.

지난해까지 전북 현대의 K리그 2연패를 달성한 후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한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최 감독님이 처음 중국 가서 많이 힘들었다. 두번이나 팀을 옮겼다. 그 전 팀들이 (감독님을 떠나보낸 걸)후회하지 않을까. 상하이 선화가 정규리그 순위는 낮지만 결과를 만들었다. 최강희 감독님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