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1박 2일'이 예능 신예들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KBS2 '1박 2일'은 지난 8일 시즌4를 처음 선보인 뒤 계속해서 일요예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방송분이 12.5%와 15.7%를 기록했고, 15일 방송된 2회가 11.6%와 15.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비록 첫주차 방송분에 비해 소폭 하락한 수치를 나타냈지만, 터줏대감으로 자리했던 SBS '미운 우리 새끼'를 꺾고 2주 연속 일요일 예능 전체 1위를 달성하며 시즌4의 성공적인 출발을 자축했다.
2주간 방송을 통해 공개된 '1박 2일 시즌4'의 첫 녹화분을 통해 시청자들은 김종민을 제외한 다섯 멤버에 대한 감을 잡았다. '1박 2일'의 전체 시즌을 함께하며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자리잡은 김종민을 제외하면, 다섯 명 중 네 명이 비예능인.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던 문세윤을 제외하면, 연정훈부터 김선호, 딘딘, 라비는 '야생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1박 2일'의 콘셉트에는 처음 적응을 해야 하는 초심자들이었다.
예능 초심자인 멤버들의 첫 만남은 어색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이내 까나리카노 복불복 미션을 통해 서로의 팀워크를 확인했고, 어색한 기류를 깨려 노력했다. '매화분에 물 붓기' 게임에서 패배하며 구담봉에 오르게 된 맏형 연정훈과 막내 라비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등산을 시작하다가도 끝내 급격히 말수가 줄어드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연정훈의 아내인 배우 한가인과의 통화가 연결되자 얼굴을 붉히며 수줍어하는 라비의 모습이 그려져 두 사람의 관계성에도 주목하게 만들엇다.
'1박 2일'의 모든 시즌들이 그랬듯, 쉬운 일은 없었다. 연이은 미션의 실패로 인해 공복상태를 유지해야만 했던 멤버들은 저녁 복불복에 남다른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역대 최고 바보들"이라는 딘딘의 말처럼 정체성 확실한 멤버들이 문제를 연이어 틀리며 음식을 회수당했다. '예.뽀(예능 뽀시래기)'로 불리는 김선호는 매정하게 음식을 회수하는 제작진에게 무릎까지 꿇으며 "한 번만 다시"라고 애절하게 외쳤고, 반전 예능감에 웃음이 이어졌다. 또한 자체 기출문제였던 독일의 수도를 틀리고, 연이은 오답을 내뱉으며 결국 멤버들에게 구레나룻을 뜯겨 폭소를 유발했다.
잠자리 복불복에서도 '1박 2일' 새 멤버들의 활약이 빛났다. 결국 텐트도 없이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멤버들은 다리씨름부터 의자 뺏기, 빨대 펜싱 등을 통해 야외 취침의 주인공을 가렸다. 특히 "안 고장나고 움직여주는 것만으로도"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던 연정훈이 다리 씨름 결승에서 막내 라비와 맞붙어 승리를 거두는 모습이 놀라움을 선사했다. 예측이 불가능한 접전 끝에 결국 김종민, 문세윤, 김선호가 야외취침에 당첨된 가운데 충북 단양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기상 미션에서도 멤버들은 폭소를 자아냈다. 기상미션은 바로 물건 멀리 던지기로, 미션을 확인한 멤버들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상태에서 도구들을 찾아 다녀 웃음을 자아냈다. 트히 라비는 한 마리의 고라니가 된 듯 미션 도구만 발견하면 미친 듯이 뛰어갔고, '신개념 예능돌'이라는 수식어를 꿰찼다. 또 연못 한가운데의 도구를 차지하기 위해 망설임도 없이 보트에 올라탔지만, 조난 위기에 빠져 보는 이들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퇴근과 잔업의 기로에서 펼쳐졌던 기상미션의 결과, '1박 2일' 인력사무소의 첫 일꾼으로는 김종민과 문세윤이 선정됐다. 두 사람은 '체험 삶의 현장'을 방불케하는 김장 현장에 투입되며 예상도 못한 재미를 선사했다. 두 사람은 함께 김장을 담그던 어머님들과 정겨운 토크를 주고받았고, '1박 2일'만의 훈훈한 '맛'을 제대로 살렸다.
초심으로 완전히 돌아간 듯한 '1박 2일 시즌4'의 색다른 재미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12년이란 긴 시간동안 KBS를 지켜왔던 간판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의 부활의 이유와 의미가 전달된 첫 회였다. 올 한 해 제작 전면 중단과 촬영 재개의 극과 극 상황에 놓였던 '1박 2일'은 시청자들의 비난과 환영이라는 상반된 반응 속에 방송을 다시 시작하며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록 첫 회에 비해 시청률이 하락했지만, 일요일에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들 중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는 것 역시 고무적이다. 멤버들의 매력은 첫 회를 통해 어느 정도 증명이 됐고, 제작진의 신선함도 한몫을 했다. '1박 2일'에 대한 관심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그 존재의 이유를 증명해줄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