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의 '박지현 만들기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 끝을 알 수 없는 진행형이다.
박지현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우리은행에 지명됐다. 대형 신인이다.
멀티 플레이어. 포인트가드에서 센터까지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1m83의 큰 키에 내외곽 능력을 두루 갖춘 선수다. 농구 센스가 좋고, 패싱력도 훌륭하다.
단, 아직까지 완성형은 아니다. 좋게 말하면 멀티 플레이어. 나쁘게 말하면 이것저것 다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프로 무대에서 제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위 감독과 전주원 코치는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항상 박지현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단, 박지현은 발전하고 있다. 1라운드와 2라운드의 평가는 다르다.
1라운드에서 위 감독은 "어떤 포지션을 시켜야 할 지 아직도 모르겠다. 일단 몸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다. 또,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계속 반복적으로 전주원 임영희 코치가 얘기를 하고 있지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박지현은 번뜩이는 재치있는 플레이는 분명 있다. 하지만 전체적 팀을 볼 때, 공헌도는 높지 않았다. 잔 실수도 많았다. 또, 3점슛, 미드 레인지 점퍼, 그리고 드라이브인도 구사를 하지만, 정확도는 많이 떨어졌다. 2대2 능력도 있지만, 스크린에 대한 이해도가 좋은 편은 아니다. 수비에서는 자세가 높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대형 신인인 것은 맞지만, 역시 신인이다. 아직까지 고쳐야 할 점이 많다.
12일 신한은행전이 끝난 뒤 위 감독은 이례적 칭찬을 했다. 그는 "박지현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것은 훈련 태도가 이제 달라졌다는 점이다. 프로무대를 뛰면서 이제 부족한 부분이 뭔지 아는 것 같다. 전 코치, 임 코치의 조언이 이제야 몸에 와 닿는 것 같다. 훈련에 많이 집중하고 태도가 달라졌다"고 했다.
또, "20세 치고는 분명 농구를 잘한다. 하지만, 그 또래에서 농구를 잘하는 것이다. 4~5년 뒤에는 분명 프로에서도 상당히 잘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 그 시기를 당기고 좀 더 나은 선수를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며 "박지현 같은 선수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했다.
박지현은 위 감독의 얘기에 대해 "예전에는 훈련이 힘들고 살짝 나태한 모습이 있었다. 감독님의 지적이 다 맞다. 지금 몸도 올라오고 있고 힘든 걸 넘어 몸이 좋아지니까, 그렇게 되는 것 같다"며 "경기할 때 쉬운 찬스를 놓치는 것, 세밀한 실수가 많다. 고쳐야 한다. 지금도 많이 부족하고 보완할 게 많다"고 했다.
박지현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위 감독은 "박지현은 당장이 아닌 올 시즌 막판, 그리고 내년을 보고 훈련을 시키고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과연, 그녀가 올 시즌 막판 어떻게 변화될까. 아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