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11일, 대한민국과 홍콩의 2019년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대결이 펼쳐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전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일본 기자 다무라 슈이치 씨가 다가와 질문을 던졌다. "왜 이렇게 관중이 적나요." 공식 집계 결과 이날 경기장에는 총 1070명이 들어왔다.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의 수용 인원이 5만3000여명이다.
악재는 있었다. 경기가 열린 시각 기온은 13도. 하지만 바람이 분 탓인지 전날보다 체감 온도는 떨어졌다. 또한, 미세먼지 농도도 보통에서 나쁨으로 치솟았다. 실외에서 스포츠를 관람하기에 썩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매치업도 다소 심심했다. 한국과 홍콩의 객관적 전력 차이는 무척 컸다. 한국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41위로 홍콩(139위)보다 월등히 앞서 있다. 종전까지의 역대전적도 한국이 20승5무2패로 압도적 우위에 있다. 관심도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는 개막 전부터 흥행에 '믈음표'가 붙었던 것은 사실이다. 구조적 문제다. 동아시안컵은 FIFA 주관이 아니다. 소속팀이 반드시 선수를 내주지 않아도 된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발렌시아) 황의조(보르도) 등 유럽파 선수들이 대거 제외된 이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시즌을 마친 아시아권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렸다.
이는 한국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일본과 중국 역시 자국리그 소속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특히 일본은 최종 22명 가운데 무려 10명이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겸임하는 올림픽 대표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개막 전 일본 언론에서 '스타 부재라는 이례적인 팀이 편성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스타 선수의 부재. 자연스레 관심 저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9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 당시 몇몇 외국 기자가 "한국에서는 이 대회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가요"라고 물은 이유다.
한편, "왜 이렇게 관중이 적냐"고 궁금해하던 다무라 슈이치 씨는 한 가지 질문을 더 던졌다. "그렇다면 한-일전에는 관중이 좀 많이 들어올까요."
부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