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황인범(23·밴쿠버)이 '벤투호의 황태자' 수식어를 되찾을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축구대표팀은 11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홍콩과 2019년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첫 경기를 치른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한국이 압도적 우위에 있다. 한국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41위로 홍콩(139위)에 크게 앞선다. 역대 전적에서도 20승5무2패로 압도적 기록을 자랑한다. 가장 최근 대결인 지난 2010년 동아시안컵에서도 5대0 완승을 거뒀다.
변수는 있다. 이번 대표팀은 새 얼굴로 가득하다. 동아시안컵은 FIFA 주관이 아니다. 소속팀에서 대표팀 차출에 응할 의무는 없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발렌시아) 등 유럽파 선수들이 대거 제외됐다. 벤투 감독은 K리거 등 아시아권에서 뛰는 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렸다.
아시아권 선수들이 주축인 가운데 유일하게 비(非) 아시아권에서 뛰는 선수가 있다. 바로 황인범이다.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뛰는 황인범은 시즌을 마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황인범은 지난 1년 동안 벤투호의 '핵심'으로 자리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곧바로 벤투호에 합류했다. 황인범은 벤투 감독 아래서 A매치 20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벤투호의 플랜A인 4-1-3-2 포메이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팀의 핵심으로 뛰고 있다. 그의 이름 앞에 '벤투호의 황태자'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기류가 바뀌었다. 황인범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투르크메니스탄, 북한, 레바논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황인범이 뛴 세 경기에서 다소 부진했다. 황인범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반전을 이뤄야 할 황인범. 그에게 이번 대회에서의 활약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벤투 감독은 일찍이 "새로 발탁한 선수들을 시험하고, 오랜만에 대표팀에 온 선수들에겐 기량을 펼칠 기회다. 여러 선수 조합과 새로운 옵션을 시험해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예고했다. 기존 주추인 황인범이 새 선수들과 어떤 시너지를 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
부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