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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강약약강 女팀의 반전 무승부, "이 얼마만의 무실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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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 여자 대표팀은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중국과 0대0으로 비겼다. '그저 한 경기 비겼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선수단 내부에선 의미가 큰 무승부로 받아들인다.

콜린 벨 감독 체제에서 주장으로 선임된 수비수 김혜리는 10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9년 EAFF E-1 챔피언십 첫 경기를 마치고 "이기진 못했지만 중국보다 더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피파 랭킹이 더 높은 팀과의 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은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상대에게 끌려다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9월 기준 한국의 FIFA 랭킹은 20위, 중국은 16위다. 중국이 더 높다. 중국은 2015년 승리 이후 이전 4차례 맞대결에서 패배를 안긴 명백한 한 수 위의 팀이었다. 한국은 중국뿐 아니라 여자 축구계의 강팀에 약하고, 약한팀에 강한 전형적인 '강약약강'의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미국(1위) 스웨덴(5위) 아이슬란드(17위) 호주(8위) 일본(10위)에 패하고, 루마니아(42위) 아르헨티나(35위)를 꺾었다.

이날 라이트백으로 출전해 중국의 측면 공격수를 상대한 김혜리는 "중국전에서 우리가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 벨 감독님께서 좋은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오늘 경기를 보고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전이 앞으로의 행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감독님도 경기를 마치고 한국말로 '나는 행복해요'라고 하시더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벨 감독은 지난 10월 부임한 뒤 수비안정화를 우선시했다. '축구는 수비에서 시작되고, 우선 실점하지 않는 습관부터 들이자'고 주문했다. 중국전에서 수비수들의 실수가 몇 차례 나오며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공격수들의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득점 찬스를 사전 차단했고, 박스 부근으로 접근했을 때는 커버플레이로 이를 극복했다.

김혜리는 "수비 간격을 촘촘히 하는, 조직적인 훈련에 집중했다"며 "공격수들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오늘 무실점할 수 있었다. 젊은 공격수들의 에너지가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나름의 분석을 했다.

부족한 점도 있다. 벨 감독은 중국전에서 크게 아쉬워하는 제스처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고함도 질렀다. 김혜리는 "우리가 강팀이 아니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감독님이 외국인이다 보니 감정 표출이 화끈하신 것 같다"며 웃었다. 한국은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대만을 상대하고, 17일 다시 구덕으로 돌아와 대망의 한일전을 치른다. 부산=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