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동아시안컵 대회 하이라이트랄 수 있는 한일전을 앞두고 일본의 첫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22세이하 중심의 사실상 2군으로 평가받는 일본은 분명 유럽파가 뒤섞인 팀과는 거리가 멀어보였지만, 중일전을 통해 한가지 색깔만큼은 분명하게 드러냈다.
일본은 10일 오후 7시30분 부산 구덕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9년 EAFF E-1 챔피언십 첫 경기에서 매서운 왼쪽 공격으로 중국을 정신없이 괴롭혀댔다.
3-4-2-1 전술에서 왼쪽 윙백을 맡은 엔도 케이타가 활발하게 오버래핑에 나서며 좌측면 공격을 주도했다. 2선 미드필더 모리시마 츠카사는 중원과 상대 박스 왼쪽을 쉴새없이 오갔다. 두 선수의 활동량이 돋보였다. 이들은 전방 공격수 우에다 아야세 등과의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공격 찬스를 만들었다. 16분 골대를 강타한 하타나카 시노스케의 슈팅은 왼쪽 프리킥에서 비롯됐다. 28분 선제골 장면도 왼쪽 공격을 담당하는 선수들이 합작했다. 엔도의 왼쪽 크로스를 스즈키 무사시가 문전 앞에서 밀어넣었다.
선제골 과정에서도 나온 장면이지만, 전방 공격수 우에다는 한 번의 발 뒷꿈치 터치로 찬스를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엔도가 전진패스에 이은 우에다의 리턴패스가 약속이나 한 듯 자주 연출됐다. 한국이 예의주시해야 하는 콤비네이션이다. 오른쪽 수비수와 센터백들은 방심하다간 허를 찔릴 수 있다.
일본 언론은 지난 주말 종료된 J리그 일정에 따라 선수들이 9일 하루 동안에만 전술 훈련을 한 점을 들어 팀 워크를 걱정했으나, 일본은 탄탄한 개인기로 상대적으로 경험이 풍부한 중국을 요리했다.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사실을 재확인한 경기였다.
반면 중국은 일본의 패스축구 앞에서 영 힘을 쓰지 못했다. 전술도 무채색이었다. 실수도 많았다. 하지만 후반 막바지 만회골을 터뜨린 전방 공격수 동 슈에셩의 '이마'가 한국에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중국은 두 차례 비매너 파울을 포함해 경고를 3장이나 받는 등 거친 플레이를 펼쳤다. 페이스에 말리지 않기 위해선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해 보인다.
대표팀은 11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홍콩을 상대한 뒤 같은 경기장에서 잇달아 중국(15일) 일본(18일)과 격돌한다. 부산=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