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 소닉붐. 확실히 달라진 면이 보인다.
일단 허 훈. 어시스트 비중이 좋아졌다. 폭발적 득점만큼, 좋은 패스를 한다. 워낙 공격력이 특출나기 때문에 빈 공간의 팀동료를 찾는 것도 좀 더 수월하다.
양홍석은 벤치에서 출발한다. 4연승 도중 계속 그랬다. 기복을 없애기 위해서다. KT 서동철 감독은 "우리 팀은 수비가 약했다. 허 훈과 양홍석이 워낙 공격적이다. 단, 수비에서는 그만큼 역할을 못해줬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물론 공격과 수비를 모두 잘하면 좋다. 하지만 쉽지 않다. 공격 비중을 높이면 수비가 상대적으로 허술해진다. 하지만 두 선수는 그 밸런스가 너무 불균형했다. 때문에 전체적 팀 수비에서 문제가 생겼다.
때문에 양홍석을 벤치에서 출발한다. KT 특유의 공격력과 함께, 수비에서도 보충 효과가 있다. 4연승의 비결이다. 겉으로 보이는 이유는 허 훈의 어시스트 능력 증가. 하지만, 양홍석이 벤치에서 출발하면서 수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변한 것이 KT 변화의 핵심이다.
현대 모비스는 지난 KGC전에서 졸전을 펼쳤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 만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외곽슛 부재와 경기 감각 실종"이라고 2가지 이유를 말했다.
또, "김국찬은 브레이크 동안 인터뷰를 많이 했다. '이걸 즐기고 너의 것을 만들어야 더 큰 선수가 된다'고 했는데, 거기에 대한 부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KT의 우세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KT는 초반 12-4의 리드. 하지만, 모비스 양동근이 2쿼터 확률높은 슛으로 균형을 잡았다. 전반 종료 2.6초를 남기고 날카로운 개인돌파로 2득점. 38-37, 1점 차 KT의 리드.
3쿼터 드디어 KT의 '양궁'이 터졌다. 허 훈의 미드 레인지 점퍼, 그리고 3점슛, 이어 김영환과 최성모까지 터졌다. 말릴 수 없는 분위기. 62-54, 8점 차.
단, 모비스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약속된 패턴으로 차곡차곡 득점. 여기에 양동근의 패스, 김국찬의 3점포가 터지면서 경기종료 6분11초를 남기고 68-63, 5점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균열이 일어났다. 허 훈의 패스, 그리고 김영환의 링커 역할, 여기에 양홍석의 3점포가 2방이나 터졌다. 곧이어 김영환이 김국찬의 슛을 블록, 속공으로 양홍석의 골밑슛까지 터졌다. 순식간에 78-65, 13점 차까지 벌어졌다.
확실히 KT는 달라졌다. 남은 시간은 3분45초. 모비스에게 더 이상 추격의 힘은 없었다.
올 시즌 최다 4182명의 관중이 모인 가운데, KT의 파죽 5연승. 2019~2020 현대 모비스 남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허 훈(27득점,7어시스트) 양홍석(16득점 8리바운드)의 맹활약으로 양동근(14득점 7어시스트)이 분전한 모비스를 83대72로 눌렀다. KT는 허 훈이 중심이지만, '허 훈 의존도'에서 벗어났다. 5연승의 비결, KT가 달라졌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