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개막전 이후 이날 경기 분위기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1~2라운드에서 모두 패한 선두 GS칼텍스를 꺾고 4위와의 격차를 벌렸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2019~2020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20, 25-20, 25-19)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7승6패(승점 24)를 기록, 2위 현대건설(승점 24·9승3패)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승수에서 뒤져 3위를 유지했다.
시즌 첫 연패를 당한 GS칼텍스는 8승4패(승점 25)를 기록했지만, 현대건설에 승점 1점차로 앞선 선두를 지켰다.
경기가 끝난 뒤 박 감독은 "시즌 시작하고 개막전하고 이날 경기 분위기가 가장 좋았다"라며 엄지를 세웠다.
흥국생명의 주포 이재영은 양티 최다인 20득점, 부상 이후 두 번째 경기에 출전한 외국인 공격수 루시아는 13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센터 김나희는 높이에서 밀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한 박자 빠른 이동 속공으로 GS칼텍스의 추격에 매번 찬물을 끼얹었다. 박 감독은 "나희는 왼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2라운드에서 한 경기 못 뛰었다. 3주 동안 쉬었다. 최근 (이)주아의 컨디션이 안좋기도 했고 중요한 경기라 베테랑으로 가자고 했다"며 "상대가 소휘를 제외하고 레프트 한 명이 민지와 혜민이기 때문에 스피드 면에서 나희가 앞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맹장수술 이후 두 번째 경기에 출전한 루시아에 대해선 "백어택은 많이 시도하지 않았고,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전위 공격은 힘을 실어서 때릴 수 있게 훈련과정에서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희와 더불어 또 한 명의 깜짝 스타도 탄생했다. 보기 드문 왼손 레프트 박현주였다. 중요한 순간마다 원포인트 서버로 투입돼 상대 리시브를 흔드는 강서브를 폭발시켰다. 서브 에이스도 2개나 기록했다. 박 감독은 "기질이 있는 것 같다. 어린 선수가 많은 관중들 앞에서 제 기량을 발휘한다는 것이 쉽지 않는데 좋은 선수들은 나름 장점이 있어야 한다. 갑자기 우리 팀 '인기녀'가 됐다"며 웃었다.
박 감독은 이날 2세트 중반부터 조송화 대신 김다솔로 세터를 바꿔 운영했다. 김다솔은 3세트에서도 안정적으로 공격수들을 이끌며 셧아웃 승리를 견인했다. 박 감독은 "송화가 지난 경기에서 (양)효진이와 무릎을 부딪혀 부상이 있었다. 그래도 송화가 스타팅으로 해줘야 다솔이와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장충=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