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창원에서 결판내자.'
부산과 경남이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헛심 공방만 벌였다.
부산은 5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벌어진 2019년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 경남과의 홈경기서 득점없이 비겼다.
이로써 두팀은 오는 8일 장소를 창원축구센터로 옮겨 최종 2차전에서 운명을 가리게 됐다. 그나마 부산이 약간 유리하다. 홈에서 실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2차전 원정에서 골을 넣고 비기더라도 승격에 성공할 수 있다.
부산은 이번 3번째 승강 PO에서 처음으로 1차전 패배를 면하기도 했다.
▶배수의 진을 친 전반전 뜨겁기만 했다
'모 아니면 도'다. 부산과 경남은 서발 포메이션에서부터 전의를 잔뜩 불태웠다. 특히 부산의 파격 엔트리가 눈길을 끌었다. 사실상 4-2-4였다. 최전방 이정협-노보트니를 중심으로 양 측면에 디에고와 이동준을 세웠다. 중원에는 호물로와 김진규까지 모두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들로 채웠다. 경남도 제리치를 필두로 조재철를 섀도로 세우고 바로 밑에 김승준-쿠니모토-김준범-고경민을 내세웠다. 원정팀 경남의 김종부 감독은 "2차전까지 감안한 안배는 없다. 원정 다득점이 걸린 만큼 오늘 최고의 전력으로 모두 쏟아붓는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조덕제 부산 감독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를 최대한 끌어모아 선발로 투입했다. 1차전을 반드시 잡고 간다는 계획이다"고 응수했다. 예상대로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서로를 매섭게 공략했다. 승강 PO 4수째인 부산이 약간 더 적극적이었고 위협적인 장면도 상대적 우세였다. 하지만 1부리그의 경험이 만만치 않았다. 김 감독은 "우리는 1부리그를 경험한 게 있다. 비록 올 시즌 순위는 하위였지만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경남 선수들은 적당히 거칠게 부산의 기세에 제동을 걸며 위기를 잘 넘겼다. 조 감독도 1부리그의 경험을 경계했다. 경기 전 선수들에게 "상대는 강팀이 많은 1부리그 소속이다. 우리가 2부리그의 정신자세로 대응하면 힘들어 질 수 있다"고 주의를 줬다고 했다. 결국 모든 걸 쏟아부은 전반전은 1부리그 경험의 판정승이었고 어느 쪽도 먼저 웃지 못했다.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지만…
너무 강하게 부딪히기만 하니 후반 들어서도 좀처럼 기울지 않았다. 그러자 두팀 벤치는 교체카드로 수싸움을 벌였다. 부산이 후반 15분 디에고 대신 권용현을 투입하자 경남은 곧이어 김승준을 불러들이고 베테랑 배기종을 투입하며 응수했다. 교체 투입을 통한 분위기 전환 효과는 부산이 먼저 봤다. 후반 23분 노보트니가 문전에서 떨궈준 것을 이정협이 강력한 오른발 터닝슛을 날린 것이 경남 수비수 몸에 맞고 말았다. 이때까지 나온 장면 가운데 가장 위협적이었다. 이정협은 4분 뒤 또 땅을 쳤다. 이동준이 머리로 떨궈 준 것을 받아 헤더슛을 시도했는데 골키퍼 정면으로 향한 것. '골운'도 따르지 않아 약이 바짝 올랐던 모양이다. 부산은 더 가열차게 경남을 몰아붙였다. 경기 내용에서는 부산이 1부리그 팀이란 착각이 들 정도로 경남을 괴롭혔다. 하지만 헛심만 썼다. 부산은 연신 마무리가 아쉬웠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골문은 열리지 않았고 경남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