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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팀워크와 조화'의 리더 김상수, 도쿄올림픽에서도 활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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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3일. 한국 야구대표팀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던 날 밤, 관계자와 필자를 포함한 취재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당시 한국 야구대표팀 단장이었던 고 하일성 전 KBO사무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대표선수 이외에도 대표팀에 뽑힐 수 있는 선수가 몇 명 있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팀워크를 유지할 수 있는 선수를 우선으로 선발했다. 그 중에서 김민재(현 두산 코치)의 선수들을 뭉치게 만드는 능력은 아주 뛰어났다. 그것은 김경문 감독다운 선택이었다."

그로부터 11년의 세월이 흘러 지난달 프리미어12가 열렸다. 그때 대표팀 선수들을 보면 베이징올림픽에서 리더 역할을 했던 김민재와 같은 존재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그런 걱정은 필요없다는 걸 알게 됐다.

포수 박세혁(두산)에게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가 누군지 물어봤더니 웃으면서 "김상수(삼성)!"라고 말했다. 다른 선수에게 물어봐도 바로 나오는 이름은 김상수였다.

그가 선수들에게서 많은 신뢰를 받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를 피부로 느낄 수 장면은 일본과의 결승전서 나왔다.

경기전 선발 라인업 발표 때 1번타자부터 한 명씩 장내 아나운서의 호명에 따라 더그아웃을 나가 파울 라인에 정렬했다. 그때 더그아웃 안에서는 다음 호명을 받을 선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모자를 벗고 대기했다. 이름이 불리면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환호성으로 해당 선수를 그라운드에 내보냈다. 하위타순으로 갈수록 더그아웃에 남은 사람이 줄어 환호가 줄기 마련. 하지만 가장 큰 환호를 받으며 그라운드로 나간 선수는 9번 2루수 김상수였다.

필자는 결승전을 3루쪽 한국 대표팀 더그아웃 바로 옆 중계 카메라석에서 봤는데 경기 중 가장 여유를 보이면서 플레이를 하던 선수도 김상수였다. 긴장감 감도는 경기에서 넓은 시야를 갖고 경기 상황은 물론 동료들까지 신경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년 8월 도쿄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에서는 유니폼을 입고 더그아웃에 들어갈 수 있는 코치가 3명으로 제한된다. 투수와 타격코치, 3루코치 이외에 1루코치가 필요한데, 그건 선수에게 맡겨야 한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유격수 박진만의 백업이던 김민재가 그 역할을 했다. 타석에서는 11타수 무안타였지만 1루코치로서 자기 역할을 완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상수는 프리미어12에서 선수들을 결집시키는 능력 말고도 타자로 10타수 3안타 2타점,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김민재가 했던 그 이상으로, 김상수가 도쿄올림픽에서 활약해 주길 기대한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