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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어하루' 이재욱 "백경 행동에 김혜윤도 '무섭다'고..후회길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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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재욱(21)이 '어하루' 백경의 설정에 아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다. 이재욱은 지난해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마르코로 화려하게 데뷔했고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2019)에 연이어 주연으로 합류하며 기대되는 신예로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지상파 첫 주연작인 MBC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인지혜 송하영 극본, 김상협 김상우 연출)를 만나며 단숨에 방송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데뷔 후 1년 만에 주연급 배우로 가파르게 치고 올라오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넘보게 했다.

이재욱이 출연했던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무류 작가의 다음 웹툰 '어쩌다 발견한 7월'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여고생 단오가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이뤄내는 본격 학원 로맨스 드라마다. 만화 속 세상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청춘 배우들의 합류로 인해 3%대의 저조한 시청률 속에서도 높은 화제성을 유지했고, 시청자들에게 '현생불가 드라마'라는 평을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재욱은 극중 만화 '비밀'의 조연이자 은단오(김혜윤)의 약혼자인 백경 역을 맡아 깊은 내면연기를 보여줬다.

이재욱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어쩌다 발견한 하루'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재욱은 "종영한지 일주일이 채 안됐는데, 다들 보고 싶고, 스태프들도 다 보고 싶다"며 "백경이 캐릭터로도 많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2019년에 기억 될 캐릭터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1년간 급속도로 성장한 이재욱이지만, 매 작품 오디션을 통해 합류하게 됐다고. 그는 "회사로 공고문이 와서 제가 '어하루'의 오디션을 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고, 원작이 너무 좋아서 회사에서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원작을 미리 보고 오디션에 임하는 것이 대본을 분석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봤는데, 웹툰을 본 뒤 대본을 봐서 이해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재욱은 자칫 '비호감 캐릭터'로 빠질 수 있던 백경을 매력적으로 요리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백경이 비극적이고 아픈 캐릭터이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공감을 하려고 노력했다. 가족에 대한 폭력적인 부분들이 시청자들이 봤을 때 '아픈 손가락'이라고 느끼도록 만들고 싶었다"며 "스리고 세계관 전체에서 백경은 가장 외로운 존재라고 생각했다. 혼자 있는 시간도 길었고,혼자인 느낌의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다.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보시게끔 연기로 보답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사극 만화인 '능소화'의 서사가 밝혀지기 전 백경은 은단오에게 다소 거친 모습을 보여 '백경 후회길만 걸으라'는 시청자들의 아우성을 듣기도 했다. 이재욱은 "'능소화'의 이야기가 중간에 등장하기는 하지만, 감독님에게 제가 말씀드렸던 부분은 '대사가 너무 세고 거칠어 반감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거였다. 사실 '능소화'에서의 백경은 악역이지 않나. 이 설정을 가지고 현대극에 가져와야 했다. 이 세계관을 설명시키려면 성질을 부리며 연기를 해야 했던 것 같다. 감독님도 '이 정도는 나와야 능소화의 백경과 비밀의 백경이 겹쳐질 것'이라고 하셨다. 뒷 부분의 서사가 좋았기 때문에 믿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다소 거친 모습으로 은단오를 대하며 누나인 김혜윤에게 "무섭다"는 말도 들었다는 그다. 이재욱은 "단오(김혜윤)가 중간에 이런 얘기를 하더라. '네가 얘기한 것들이 무섭고, 몰입하다 보면 말문이 막혀서 떨리고 안 나올 때가 있다'고 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여주면 좋지만, 정말로 그렇게 보인다고 하니 강박이라는 것이 생겼다. 그래도 10년을 짝사랑한 설정과 '능소화'의 서사가 있었기 때문에 복잡했다. 초반에는 많이 복잡해서 풀어내려고 노력을 했었다. 배우들끼리도 설정을 만들어 고민도 많이 했다. 본능적으로 공을 막아주는 하루의 모습이나, 테니스 그립을 잡는 모습들이 그랬다"고 밝혔다.

단호하고 거칠었던 탓에 '백경 후회길만 걸어'라는 반응을 받기도 했다. 이를 연기한 이재욱은 "그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감사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챙겨서 봤다. 원래는 안 보려고 노력했었는데, 이번 작품은 워낙에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유독 다른 작품보다는 많이 봤다"고 말하며 팬들의 반응에 하나 하나 감사함을 표했다.

이재욱은 차기작으로 내년 방영 예정인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한가람 극본, 한지승 연출)를 선택하고 현재 촬영 중이다. '소처럼 일하는' 배우 이재욱의 앞날에 기대가 쏠렸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