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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받을줄"→"조여정, 짝사랑 아냐"…제40회 청룡영화상을 빛낸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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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올해 청룡은 톱스타 후보들과 시상자들로 그 어느해보다 화려한 시상식이 됐다. 그리고 무대 위에 오른 시상사, 수상자들의 입담 역시 관객과 시청자들을 쉴틈 없이 웃게 만들었다. "묻고 더블로 가"를 외친 김응수부터 "여우주연상만 '기생충'이 못받을 줄 알았다"는 조여정의 소감까지 보는 이들을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감동시킨 말말말들을 찾아봤다.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는데…" 시작은 '스윙키즈'의 이한나 프로듀서였다. 촬영조명상을 대리 수상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온 그가 처음 이 말을 시작했고 이후 남우조연상을 받은 조우진과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정우성이 같은 멘트를 이어가 올해 시상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유행어에 등극했다. 하지만 백미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조여정이었다. 그는 "여우주연상만 '기생충'이 못 받을 줄 알았는데…"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웃게 만들었다.

○…"조정식 배우님, 아니 조정석 배우님, 오랜만에 만나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은 소감으로 도움을 주신 이들에 대해 줄줄이 나열했다. 그리고 말미에 주연배우 조정석을 "조정식"이라고 말한 후 관객석에서 폭소가 터져나오자 상황을 이해한 듯 "조정석"으로 정정했다. 여기에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이름을 잊어버렸다)"는 나름의 변명도 잊지 않는 위트(?)를 과시했다.

○…"이 트로피를 들고 있는 제 모습을 집에서 보고 있을 한 남자, 제 친구 이정재 씨, 함께 기뻐해주리라 생각" 정우성은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감격에 겨운 모습을 보였다. 농담으로 시작했지만 소감 중간 울컥하는 모습도 있었다. 또 '절친' 이정재에 대한 마음도 잊지는 않았다. 연예계 최고 절친으로 소속사까지 함께 몸담고 있는 이정재는 '청룡영화상'에서 그랜드슬램이라고 할 수 있는 신인상, 조연상, 주연상을 모두 수상한 바 있다. 하지만 정우성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절친을 바라보는 이정재의 마음은 더욱 간절했을 것으로 보인다.○…"시간도 많고 스케줄도 없는데 영화상에서 불러주지 않아 집에서 시상식을 보고 있는 최우식 군. 우식아 고맙다" 봉준호 감독은 평소에도 센스있는 멘트를 자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카데미를 두고 "로컬 시상식"이라고 말해 화제를 모으고 했다. 그런 봉준호 감독이 이날도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후보에 오르지 못해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한 최우식을 불러내 이름으로나마 참석시켰다.

○…"영화는 조여정씨 만의 짝사랑이 아닙니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조여정은 소감으로 "어느 순간 연기를 짝사랑하는 존재라고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래서 언제라도 버림받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짝사랑해왔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게 제 원동력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오늘 이 상을 받았다고 해서 사랑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습니다"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에 MC 김혜수는 이렇게 말한 후 "영화 관객여러분, 많은 영화 관계자 여러분들이 조여정을 앞으로 더 주목할 것 같다"며 조여정을 치켜세우는 센스를 보여줬다.

○…"묻고 더블로 가" 시상자들도 센스있는 멘트를 자주해 눈길을 끌었다. 김영광과 함께 스태프상을 시상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이혜리는 "김영광과 시상하게 돼 진짜 영광"이라고 말했고 김향기와 여우조연상을 시상한 김응수는 최근 회자되고 있는 영화 '타짜' 속 자신의 인기대사 "묻고 더블로 가"를 외쳤다.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우빈은 "몇년 전에 몸이 안 좋았었다. 그런데 참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 해주셔서 그 덕분에 보다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게 됐다"고 말해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